유니슨캐피탈이 글로벌 사모펀드(PEF)를 따돌리고 국내 3차원(3D) 스캐너 전문업체 메디트의 새 주인이 됐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주주인 장민호 대표(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전날 유니슨캐피탈과 메디트 지분 50%+1주를 넘기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거래금액은 3000억원 초반대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2대 주주로 남아 경영을 도울 예정이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주관으로 지난주 치러진 메디트 매각 본입찰에는 유니슨캐피탈을 비롯 글로벌 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 등이 참여했다. 매각 측은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논의하는 별도 과정 없이 유니슨캐피탈을 최종 인수자로 낙점했다.
메디트는 장 대표가 2000년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메디트가 자체 개발한 ‘i500’이라는 구강스캐너는 출시 1년 만에 세계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확보했다. 메디트의 지난해 매출은 329억원을 나타냈고 올해는 두 배가 넘는 7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107억원이었고, 올해는 37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장 대표 등 메디트 경영진은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글로벌 시장 확장을 도울 파트너를 잡기 위해 이번 거래를 추진했다. 가격뿐만 아니라 회사의 글로벌 확장을 도울 수 있는지 여부도 매각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유니슨캐피탈이 대만 밀크티 브랜드인 공차를 인수해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등으로 외연을 넓히며 회사를 키운 경험을 메디트 쪽에서도 인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니슨캐피탈은 메디트 인수로 PEF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니슨캐피탈은 올해 공차 지분 100%를 3500억원에 미국계 PEF인 TA어소시에이츠에 매각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IB인 골드만삭스와 베인·맥킨지 등 컨설팅업체 출신 20여 명으로 구성된 유니슨캐피탈 한국팀은 중견기업에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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