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구치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것을 문제삼아 최순실(개명 최서원) 씨에 대한 징계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 변호를 돕고 있는 정준길 변호사는 "최 씨가 구술한 내용을 제가 정리해 최 씨 사인을 받아왔다. 구치소 측은 이런 행동이 '구치소 편지 수발에 관한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며 최 씨를 징계하려고 한다. 징계 대상이 될 만한 문제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직 최 씨에게 어떤 징계가 내려질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는 지난 18일 한경닷컴(관련기사 [단독] "제가 지은 죄 다 안고 가겠다" 최순실이 박근혜에게 보내려던 편지)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구치소 측은 지난 24일 최 씨 방에 CCTV를 설치했다. 최 씨 측은 박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것에 대한 보복 성격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얼마 전에도 구치소 측에서 법적 근거 없이 최 씨 방에 CCTV를 설치했다가 항의를 받고 철거한 바 있다"면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94조에 의하면 전자장비를 이용한 계호 규정에는 전자영상장비로 거실에 있는 수용자를 계호하는 것은 자살 등의 우려가 클 때만 할 수 있다. 최 씨는 파기 환송심 사건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등 자살 징후가 전혀 없다. 어떤 근거로 자살우려가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이는 직권남용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불법적인 행위다. 이미 최 씨는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특히 "거실에 설치된 CCTV는 화장실을 비출 가능성이 있어 여성인 최 씨는 수치심과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검찰이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휴대폰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 씨 또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지난 10월 11일 박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지 못하게 한다며 구치소 직원 김 모 씨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최 씨 측의 징계성 조치 문제 제기에 구치소 측은 "CCTV를 설치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될 것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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