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을 맞은 신종원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위원장(사진)은 지난 25일 “2016년 60%대에 머물렀던 조정 수락률이 지금은 73%까지 올라갔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소비자원의 문을 두드리도록 노력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조정 수락률을 더 높이기 위해 올 들어 전문성과 소비자 편의성을 강화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 YMCA에서 1987년부터 활동한 시민사회계 원로로 꼽힌다.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 운동, 휴대폰 통신비 인하 운동 등 소비자 권리 찾기에 앞장서 이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신 위원장은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 수락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분쟁조정위에서 양 당사자가 조정 결정에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조정 성립이 어려울 때도 많다. 지난해 성립되지 않은 조정이 500건을 넘는다. 신 위원장은 “요즘 소비자들은 구두 약속을 녹취하거나 기계 부품에 문제가 있을 때 분해 자료를 확보할 정도로 적극적”이라면서도 “건당 피해액이 몇만원, 몇십만원에 불과해 기업이 불응하면 소비자는 결국 포기한다”고 전했다.
소비자 편의를 위해 소액 조정도 더 꼼꼼히 챙기겠다는 게 신 위원장의 다짐이다. 소비자원은 지난 5월 카카오톡 이모티콘 선물에 대해 “내려받지 않았다면 환불이 가능하다”는 조정을 내렸다. 2000원에 불과한 금액이지만 자주 쓰이고 있는 만큼 명확한 판결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최근 분쟁조정위는 ‘먼지 낌’ 논란이 벌어진 LG건조기, 방사성 물질 라돈이 검출된 신축 아파트 등 굵직한 현안들을 조정 중이다. 신 위원장은 “라돈이 검출된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문제가 제기돼 위원회도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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