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업은행은 600원(4.72%) 하락한 1만2100원에 마감했다. 지난 25일 발표한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기업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38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줄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4720억원보다 19.3% 적은 어닝쇼크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은 예대율 규제가 없고 정부가 보증하는 중금채 발행 권한을 갖고 있어 기준금리가 하락할 때 시중은행보다 유리하다”며 “그런데도 최근 가계대출 경쟁에 뛰어들면서 NIM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대손비용도 전 분기 대비 26.0% 늘어나면서 수익성 악화에 일조했다. 서 연구원은 “대손비용은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부문에서 각각 35.7%, 13.6% 증가했다”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채무자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여신 건전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자회사의 비이자이익 부진도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IBK캐피탈을 중심으로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둔화됐다”며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서의 경쟁 격화 우려가 큰 가운데 수익성과 건전성이 함께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투자는 기업은행의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1만7500원에서 1만5500원으로 11.4% 내렸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은 목표주가를 1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배당 매력은 크다는 분석이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익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주당배당금(DPS: 총배당금/주식 수)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차등배당 가능성이 커졌다”며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 전망을 유지할 때 균등배당 DPS는 690원, 차등배당(소액주주) DPS는 765원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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