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따르면 김현수 천일금형 사장은 “지금껏 우물 안 개구리처럼 타성에 젖어 있었다. 그동안 잊고 있던 기본기를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42년간 회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혁신 활동을 했지만, 남는 건 서류뿐이었다”며 “이번 혁신활동도 형식만 앞세워 실패하는 게 아닌가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던 찰나에 김 센터장이 회사를 직접 찾아오고, 금형 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제시해줬다”고 말했다. 천일금형은 삼성전자 최고 금형 전문가들로부터 기술 전수를 받고, 직원들과 함께 삼성전자 구미·광주 금형공장을 찾아 삼성의 ‘금형 노하우’도 경험했다.
삼성과 거래하지도 않는 중소기업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삼성전자 직원들의 모습을 보고 임직원도 변하기 시작했다는 게 천일금형 측 설명이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치열하게 제조 혁신에 나선 결과 이 회사의 공정 불량률은 4.0%에서 2.0%로 낮아졌다. 납기도 33일에서 28일로 단축됐다.
농기계 부품 제조사인 동성사의 정철영 사장도 편지로 고마움을 전했다. 정 사장은 “올해 초 54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했지만 (삼성의) 많은 도움으로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저와는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아낌없이 도움을 준 김 센터장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썼다. 침구류 업체 도아드림의 전영환 사장은 “삼성 직원이라는 티를 안 내고 우리 직원들과 똑같이 일하는 것을 보고 이게 바로 현재 삼성의 바탕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고미선 인제군장애인보호작업장 원장은 감사의 뜻을 담은 손편지를 보냈다. 강원 인제에 있는 이 작업장은 중증 장애인 12명과 사회복지사들이 지역 특산물인 황태를 가공해 판매하는 곳이다. 작업장 컨설팅을 맡은 삼성전자 직원들은 몸이 불편한 직원들이 쉽게 작업할 수 있도록 공정을 효율화하고, 자동화 기기 등을 개발했다. 고 원장은 “일회성 관심으로 끝나는 후원자를 많이 봤지만 이번엔 달랐다”며 “생산성을 높인 것은 물론 매출도 크게 늘어 올해 처음으로 설날과 추석에 두 차례 명절 휴가비를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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