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와 혼다가 자동차 부품사를 합병하는 이유 [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입력 2019-10-30 11:51   수정 2019-10-30 13:58


전기자동차(EV)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분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본 자동차 부품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히타치제작소와 혼다가 산하 자동차 부품회사들을 합병해 거대 자동차 부품사를 설립키로 했습니다. 차세대 자동차 분야 개발능력을 강화하고 규모의 경제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히타치제작소와 혼다는 산하 4개의 자동차 부품회사를 합병해 새로운 회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히타치제작소 산하 자동차 부품사인 히타치오토모티브시스템과 혼다 산하 케빈, 닛신공업, 쇼유의 3개사를 합쳐 매출 기준 일본 3위의 부품사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회사는 히타치 측이 과반의 지분을 확보키로 했습니다.


히타치와 혼다 산하 4개 부품사의 2018년도 매출을 단순 합산하면 1조7964억엔(약 19조3104억원)가량으로 도요타자동차 계열의 덴소와 아이신정기에 이어 일본 3위의 대형 부품사로 등장하게 됩니다.

기존 완성차 업체 기준으로 계열 시스템을 갖춰 운영됐던 일본의 자동차 부품업계는 최근 큰 지각변동을 맞이했습니다. 히타치와 혼다도 차세대 자동차 개발·생산비용을 절감하고 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이번에 이 같은 전격적인 부품사 인수·합병을 결정했습니다. 히타치는 올해 자동차 내비게이션 업체 클라리온을 매각하는 등 부품 관련 사업도 미래차 핵심 분야로 집중하는 모습이 뚜렷합니다.

히타치와 혼다의 부품사 합병에 앞서 도요타자동차 그룹 주요 16개사와 거래하는 약 4만개의 거래업체 성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소프트웨어 회사 수가 엔진 등 기존 부품업체 수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부품업계의 지각변동은 날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생산효율화와 규모 확대를 위한 자동차 부품업계의 재편작업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후방 산업의 연관효과가 큰 까닭에 근본적인 변화에 한계가 있는 등 전통적 산업의 특성이 상대적으로 강했던 자동차 산업도 “졸면 죽는”산업으로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일본 자동차 부품업계의 생존을 위한 변화의 모습을 남의 일처럼 봐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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