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간판 전면에…사명 바꾸고 블록체인 사업 다각화

입력 2019-10-31 09:01   수정 2019-10-31 12:40

국내 최대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운영사인 비티씨코리아닷컴이 사명을 ‘빗썸코리아’로 변경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다각화한다.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을 넘어 블록체인 기반 신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디지털 종합 금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31일 빗썸코리아에 따르면 기존 사명의 ‘비티씨(BTC)’ 명칭이 비트코인을 지칭해 블록체인 종합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이같이 결정했다. 빗썸 자체 브랜드가 그간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에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했다는 자신감도 반영됐다.

회사 관계자는 “제한된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글로벌 무대에서 다양한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내외 인지도가 높은 거래소 브랜드 빗썸을 사명으로 채택했다”고 귀띔했다.

2014년 설립한 빗썸코리아는 그해 국내 암호화폐 거래량 1위에 올랐다. 2017년에는 거래금액 기준 글로벌 1위 암호화폐 거래소로 성장했다. 24시간 365일 상담체계를 구축했고 암호화폐 결제시스템 등을 최초로 선보이며 460만 누적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중소 거래소가 난립하는 등 시장 환경이 악화됐다. 암호화폐 시세 하락이 장기화하는 데다 거래소 신규 이용자까지 줄어든 탓에 거래소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최재원 대표가 구원투수로 나선 빗썸이 대표적. ‘금융통’으로 알려진 최 대표는 바클레이즈은행 및 증권 경력을 바탕으로 암호화폐와 금융을 접목한 다양한 실험을 선보였다. 미국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증권형 토큰 거래소 설립을 주도했고 신세계면세점, 글로벌 쇼핑플랫폼 큐텐 등과 빗썸의 결제사업 협력도 이끌어냈다.

그는 업계 최초로 자금세탁방지(AML)센터를 설립하는 등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와 투명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또 코드박스, 볼트러스트 등 블록체인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산업 성장에도 기여해왔다.

빗썸은 주요 금융사, 유명 메인넷(독립된 블록체인 네트워크) 개발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진출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빗썸코리아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디지털 종합 금융기업으로의 도약에 나선다. 이를 위해 △디지털 자산 전문 수탁·보관(커스터디) 서비스 △증권형 토큰 발행(STO) 및 유통플랫폼 사업 △거래소 간 암호화폐 거래 주문을 매칭·청산하는 통합거래소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빗썸코리아는 앞으로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동시에 해외 관계사들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나가겠다고 했다. 빗썸코리아 관계자는 “암호화폐 거래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사업 다각화를 통해 관련 산업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하겠다”면서 “선도기업으로서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고객과 사회를 위한 건전한 시장 형성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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