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의 자회사인 CJ헬스케어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CJ헬스케어는 예상 기업가치가 조(兆) 단위에 달하는 ‘대어급 IPO 후보’로 평가된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헬스케어는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해 최근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CJ헬스케어는 이르면 연내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상장 시기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2022년 말까지는 마무리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보다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안이 유력하다.
IB업계에서는 상장 과정에서 CJ헬스케어가 얼마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콜마와 재무적 투자자(FI)가 구성한 컨소시엄이 CJ그룹에서 CJ헬스케어 지분 100%를 인수할 때 지급한 1조3100억원을 큰 폭 웃도는 수준에서 결정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를 위해 3600억원을 투입했고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H&Q와 미래에셋프라이빗에쿼티(PE),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FI들이 총 3500억원을 투자했다. 나머지 60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인수 당시 한국콜마는 FI들에 2022년 말까지 CJ헬스케어 상장을 마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FI들은 CJ헬스케어 상장 과정에서 구주 매출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할 것으로 예상된다.
CJ헬스케어의 모태는 2014년 4월 CJ제일제당에서 물적분할한 제약사업부문이다. △위산분비 차단제인 케이캡정과 수액 등 전문의약품 △컨디션, 헛개수, 홍삼진 등 음료 △백신 △유산균 등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4907억원에 영업이익 566억원, 순이익 474억원이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 2533억원에 영업이익 387억원, 순이익 276억원을 냈다.
한국콜마는 주력인 화장품 부문의 부진으로 실적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10%대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는 CJ헬스케어가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전에서 칼라일그룹, CVC캐피털, 한앤컴퍼니 등 국내외 대형 PEF를 누르고 최종 승자가 됐다. 제약업계 출신인 윤동한 전 한국콜마 회장이 종합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고 인수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 전 회장이 창업한 한국콜마는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으로 시작해 의약품 수탁생산(CMO)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며 대형 제약사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를 품에 안으면서 매출 1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윤 전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 한국콜마 사장이 CJ헬스케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고운/김채연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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