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는 지역 제조업체 184곳의 올해 경영지표와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99개(53.8%) 기업이 올해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응답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업은 80개(43.5%)였으며, 5개(2.7%) 기업만 영업이익을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지역 제조업체들이 올해 영업이익 달성에 회의적인 이유로는 내수 부진이 41.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고용환경 변화 17.5%, 중국 경제 둔화 16.1%, 일본 수출 규제 및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 13.3%, 환율·유가 변동성 심화 7.7% 순으로 응답했다.
불황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투자 실적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 투자가 늘었다는 응답은 9.2%에 그쳤고, 24.5%는 투자가 감소했다고 답해 투자 감소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국내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도 응답 업체의 39.1%가 정부 전망치(2.4~2.5%)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2% 이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답한 기업도 15.2%에 달했다.
정치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커져 가고 있다. 경제 주체별 경제 활성화 노력 정도를 10점 만점 척도로 질문한 결과 국회는 3.4점에 그쳐 가장 낮았다. 정부도 4.5점으로 낙제 수준이었으며 기업 자체 노력은 6점 정도로 평가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이는 국정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규제 개선 등 기업 활력을 높일 수 있는 각종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데 따른 기업 불만을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 2분기 101로 기준치 100을 넘겨 경기 회복 기대를 높였던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도 3분기와 4분기 각각 92와 86으로 연속 뒷걸음질했다. 4분기 업종별 전망지수도 조립금속 86, 기계장비 80, 조선기자재 95 등으로 대부분 하락했다.
이갑준 부산상의 상근부회장은 “지역 주요 제조업이 고비를 극복하려면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공급 확대와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 유예 등 고용 여건의 탄력성을 확보해 주고, 장기적으로는 기업 규제 완화 및 혁신성장 지원 등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