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美 대북특별대표, '국무부 부장관' 승진으로 위상 강화

입력 2019-11-01 08:48   수정 2019-11-01 08:49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31일(현지시간)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건 체제의 북미협상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백악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내용의 인선을 단행했으며 인준요청서를 상원에 발송했다고 발표했다. 비건 대표의 이력으로는 "대북 특별대표로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모든 정책을 지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무부 부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에 이은 국무부 2인자 자리다. 기존 존 설리번 부장관이 주러시아 미국 대사에 낙점되면서 이번 비건 대표의 승진 기용이 추진됐다. 부장관 인준은 상원 청문 절차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비건 대표는 부장관 임명이 이뤄지더라도 현 대북 특별대표직을 겸직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대사관 측은 이날 부임 인사를 겸해 방문한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와의 면담에서 비건 대표가 자신의 신분이 어떻게 되든지와 관계없이 북한 핵 문제는 계속 다루고 싶다며 국무부 내 변화와는 무관하게 북미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나갈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는 폼페이오 장관이 자리를 비울 경우 국무부 장관 대행까지 하게 된다. 또한 폼페이오 장관이 내년 캔자스 상원의원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지속 제기되고 있다. 비건 대표가 국무부 내 파워맨으로 급부상한 셈이다.

이러한 위상 강화가 지난 5일 '스톡홀름 노딜' 이후 교착국면을 맞았던 대북협상 재개를 위한 하나의 모멘텀이 되며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일단 비건 대표의 대북 특별대표직 유지는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비핵화 협상에 힘을 실어주고 성과를 견인해 대선 국면에 외교적 치적으로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비건 대표가 부장관 업무를 맡으면 비핵화 협상에 주력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건 대표는 지난 1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합숙 담판을 가졌고 2월 초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때문에 비건 대표가 대북 특별대표직을 유지하며 협상 실무를 뒷받침할 별도의 직을 둘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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