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동백(공효진)이 어릴 적 자신을 버렸던 어머니와 똑같은 방법으로 정순(이정은)을 버리는 장면이 전개되며 시청률 18.4%로 자체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로써 ‘동백꽃 필 무렵’은 전채널 수목극 시청률 1위의 왕좌를 지켰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덕순(고두심)이 아들 용식(강하늘)과 동백(공효진)의 사이를 강렬하게 반대하고, 정순(이정은)이 동백을 위해 하나는 해주고 싶다며 자식들에게 극진할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사연이 전파를 탔다.
덕순은 시장에 불이 나 용식이 다쳤다는 말에 병원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덕순은 뛰어가면서도 과거 용식의 아버지가 화재로 목숨을 잃었던 날을 떠올렸다. 그날 이후 덕순의 삶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당시 슬하에 애가 둘이면서 셋째까지 임신 중이었던 터라 생계를 위해서는 마음을 추스를 여유도 없이 장사를 이어 나가야 했었다.
사람들은 “저렇게 독하니까 남편을 잡지”라며 덕순을 비꼬았고, 그럴수록 덕순은 “두고 봐라. 난 안 죽어. 악착같이 내 새끼 살릴 겨”라며 독한 마음을 품었던 바 있다. 그렇게 애지중지 키운 용식이었기에, 다 죽을 듯이 누워있는 아들을 보니 덕순의 마음은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다. 덕순은 용식을 그렇게 만든 동백을 더는 고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었다.
그런 덕순에 주눅이 들어있는 동백을 보는 정숙의 마음 역시 미어졌다. 동백이 그렇게 사는 게 다 자신 탓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과거 지독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정숙은 마땅한 집조차 없어 어린 동백과 이곳저곳을 전전해야만 했다. 어려운 가정 사정도 모르고 눈만 뜨면 배고프다고 칭얼거리는 동백은 정숙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정숙이 어쩔 수 없이 동백을 고아원에 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당시 자기 새끼만큼은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는 마음이 컸던 것이었다. 그러고 시간이 흘러 다시 본 동백은 잘 살지도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동백은 버려졌던 날의 상황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었다. 용식의 통원치료를 함께 가주던 동백은 우연히 병원에서 정숙이 신장이식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숙이 치매인 척하며 돌아온 이유가 자신의 신장 때문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면서 동백 역시 정숙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동백은 자신이 버려졌던 날 같이 먹었던 삼겹살, 정숙이 했던 주문 순서와 말들, 정숙에게 났던 냄새까지 모조리 기억하고 있는 동백은 정숙에게 똑같이 돌려줬다. 정숙은 어린아이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는 생각에 자신을 버리고 가는 동백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반면 용식은 옹산시장의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통원치료까지 마다치 않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용식이 사건을 파면 팔수록 죄다 노규태(오정세)와 연결돼 있었다. 용식은 규태와 까불이 사이에 연결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규태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하지만 곧 이어 정말로 수상한 사람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바로 철물점 흥식(이규성)의 아버지였다.
시장에 불이 났다는 소식에 흥식은 아버지를 찾아 “제발 아무것도 하지 좀 마”라며 애원했고, 이에 아버지는 “그러니까 불을 붙여보면 아는 거지. 사람이면 타죽고, 마녀면 안 죽어”라 답했다. 일말의 감정도 없이 무서운 말을 내뱉은 흥식의 아버지는 정말로 까불이가 맞을지 그 어느 때보다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순간이었다.
한편 ‘동백꽃 필 무렵’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시청자를 찾아간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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