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인 파인트리파트너스가 회생절차 중인 중견 해운사 동아탱커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채권단 내부의 불협화음이 남아 있어 인수합병(M&A)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법원과 매각주관사 EY한영은 지난달 말 동아탱커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파인트리를 선정했다. 파인트리와 산업은행 등 주채권단은 선박 금융 이자율 등을 놓고 아직 일부 이견이 있지만, 법원은 양측의 이견을 조정해 다음주 조건부 계약을 체결하는 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채권단 내부에서 동아탱커가 나용선계약(BBCHP)에 근거해 운영하는 일부 선박을 놓고 분쟁이 벌어지고 있어 동아탱커 M&A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용선계약은 조세피난처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선박금융을 받은 뒤 배를 건조하고 이를 다시 용선자에게 빌려주는 계약이다.
문제가 된 선박은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 운반선으로 활용되고 있는 ‘동아메티스’다. 보증기관인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동아메티스의 후순위 채권자인 부산은행에 신규 보증을 해주겠다는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자 부산은행은 동아메티스 채권을 관리·운용하는 멀티에셋자산운용을 압박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동아메티스 후순위채권을 다 회수하지 못하게 될 경우 멀티에셋자산운용에 소송을 제기해 손해액을 보전받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멀티에셋자산운용도 법률 자문을 받고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최악의 경우 동아메티스 선박을 억류하고 담보권까지 실현하는 방식으로 부산은행의 소송에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조조정업계에서는 “우선협상자 선정으로 M&A를 통한 동아탱커 회생절차 연내 종결이 가능한 상황인데도 일부 채권단의 갈등으로 동아탱커가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일부 채권단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핑퐁 게임’을 벌이다 동아탱커의 핵심 자산인 동아메티스 선박까지 매각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파인트리로서는 동아탱커를 인수할 메리트가 없어진다”며 “M&A가 무산되면 동아탱커는 청산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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