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물갈이 작업 착수
3일 민주당에 따르면 5일부터 시행되는 현역의원 평가는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없거나 출마 의사가 없는 의원을 제외한 현역 의원이 대상이 된다. 민주당이 앞서 지난 9월 공개한 ‘제20대 국회의원 평가 시행세칙’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 관계자는 “결국 출마 의사가 있는 의원 중에서 하위 20%를 가려내고 여기에 따로 불출마하는 의원을 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가 하위 20%에 속하는 의원들은 공천 심사와 경선에서 20% 감산 페널티를 받는다.
현재 민주당 의원 128명의 20%는 25명이다. 불출마설이 흘러나오는 9명 안팎의 의원을 제외한 119명을 대상으로 의원 평가를 할 경우 하위 20%는 23명이 된다. 불출마 의사자(9명)와 의원 평가 하위 20% 인원(23명)을 합하면 민주당 전체 의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32명이 된다. 불출마 의원이 늘어날수록 물갈이 폭은 자연스럽게 커진다.
당에서 이 같은 방식을 택한 이유는 당 지도부가 ‘경선 룰을 통한 공정한 세대교체’를 강조하는 가운데 혁신 효과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앞서 지난달 연 정기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확정한 공천 룰대로 민주적으로 (공천 과정을) 진행하다 보면 결과에 따라 교체되는 사람이 있고, 신인이 들어오고 할 것”이라며 “인위적 물갈이나 쫓아내기는 예의에 어긋난다”고 했다.
불출마 선언 잇따를까
이날까지 민주당에서 불출마 선언을 했거나 불출마 뜻을 내비친 의원은 9명 안팎이다. 이미 이 대표와 초선인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공개적으로 불출마 선언을 했다. 김성수·서형수·이용득·제윤경·최운열 의원 등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다선 의원 중에서는 5선의 원혜영 의원이 불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내각에 잔류할 것으로 관측되는 의원 출신 장관들과 ‘기득권 세대교체론’에 따라 용퇴 압박을 받는 당내 3선 이상 중진, 386세대(1960년대생) 사이에서도 불출마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당 일각에서는 스스로 불출마 의사를 밝히는 의원만 20여 명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현역의원 네 명 중 한 명꼴로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이 평가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 역시 ‘룰을 통한 물갈이’ 폭을 넓히겠다는 지도부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개별 통보든, 전체 공개든 공개로 방향이 정해진다면 모두가 알게 될 수밖에 없다”며 “한 번 공개되면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 중에서도 불출마 의사자가 더 생겨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다면평가, 자료 제출·등록과 검증·보완 작업을 거쳐 다음달 초 자동응답시스템(ARS) 안심번호 여론조사를 한다. 평가는 같은 달 23일 완료된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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