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현모 “예능 통해 나답지 않은 모습 많이 보여, 답답함과 갈증 컸기에 진짜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입력 2019-11-08 15:05  


[정혜진 기자] 전 방송기자이자 현재 통역사로 활동 중인 안현모.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남다른 센스와 예능감을 뽐내기도 했다. 여러 방면의 일에 능통하면서도 아름다운 미모를 겸비한 안현모는 ‘팔방미인’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기도 하다.

2017년 브랜뉴뮤직 대표 라이머와 결혼해 부부의 연을 맺었던 그녀. 이후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에 출연하며 신혼 일상을 공개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선남선녀 비주얼에 달달하고 훈훈한 모습으로 잉꼬부부의 면모를 보여주며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는데.

브라운관 속에서 자주 볼 수 있던 그녀는 앞으로 글로 만나는 일이 더 많을 것 같다고 했다. 예능을 통해 비춰진 ‘나’답지 않은 모습에 대한 답답함과 갈증이 크다는 그녀의 진짜 모습을 글로써 진솔하고 차분하게 풀어내고 싶다고.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카멜레온처럼 주변 상황에 맞게 색깔을 바꾸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그녀가 전하는 진짜 안현모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바다.

Q. 근황

“바쁘게 지내고 있다. 안 해봤던 일들을 많이 하니 물리적으로 바쁜 것도 있지만 심리적으로도 굉장히 바쁘다. 최근 군부대에서 군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몇 번 했는데, 그런 환경에서 강의하는 건 처음이라 준비하는 데 애도 많이 먹었었다. 영어 강의 같은 것도 해보지 않았던 형식으로 녹화를 했는데 영어를 가르쳐 본 지도 오래돼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더라. 하지만 새로운 경험이라 좋았다. 글 쓰는 일들도 많이 들어왔다. 더 많은 독자들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단어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다 보니 컴퓨터에 앉아있는 시간도 길어졌다. 그런 와중에 이렇게 화보를 찍게 됐다. 더 예쁘고 날씬한 준비된 모습으로 만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

Q. 연기나 예능, 유튜브 등 다른 장르에 도전해볼 의향은?

“예능 MC는 많이 했었다. 연기는 아직 용기가 안 나긴 한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이고 의미가 있다면 뭐든 가능성을 열어 두는 편이다. 유튜브는 제안이 들어와도 고사하고 있다. 그게 얼마나 성실해야 가능한 건지 알고 있기 때문. 유튜버들이 쉽게 돈 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주변에 있는 유튜버들을 보면 쉬는 날이나 다른 생활 없이 유튜브에만 매진하며 정말 성실하게 일한다. 난 그렇게 인생을 송두리째 바치고 싶지 않고, 내가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삶의 밸런스이기 때문에 유튜브 도전은 어려울 것 같다”

Q. 남편 라이머와 ‘동상이몽2’ 프로그램에 나와 화제가 됐었다. 같이 출연하니 어땠는지

“출연 당시 힘들었던 점도 많았기에 지금 너무나 편안해졌다. 프로그램을 할 땐 남편과 같이 준비해야 하는 것들도 너무 많았다. 지금은 우리답게 꾸밈없이 살 수 있어서 너무 좋다”

Q. 남편과 처음 만났던 순간, 어떤 감정이었는지 궁금하다

“결혼을 안 한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지만 결혼을 한 사람들은 누구나 다 공감하는 게 진짜 결혼할 인연을 만나면 어떤 룰이나 공식 없이 “그냥 이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만 봐도 얼마나 만났는지 이런 것도 의미 없이 인연일 경우에는 다 이어지게 되더라. 평상시 이상형과 매칭이 되느냐 안되느냐도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 남편과의 연애는 어떤 연애보다 수월했고 결혼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졌다”

Q. 결혼을 결심한 순간

“난 내 직감을 믿고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다. 처음 봤을 때부터 느낌이 너무 좋았고, 그 느낌이 지금도 계속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편이랑 안 맞는다”, “우리는 너무 극과 극이다”라는 말을 많이 해서 내 결혼 생활이 불행하다고 오해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사실 관계라는 건 그런 걸 다 뛰어넘는 거라 생각한다. 처음 만났을 때 받았던 그 좋은 느낌을 지금도 남편과 있으면 느낄 수 있다. 남편과 있으면 편안하고 포근하고 듬직하다. 그런 느낌 때문에 의견이나 기호나 취향이나 이런 건 안 맞아도 좋은 것 같다”


Q. 2세 계획

“남편도 너무 원하고 나도 해가 바뀔 때가 되니 “내가 너무 늦장 부리는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천천히 준비를 해보려고는 하고 있다. ‘동상이몽2’ 방송을 통해 나를 딩크족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딩크족은 전혀 아니고 “딩크족도 있지 않냐”고 한 말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난 아기도 좋아하고 오히려 낳으려면 많이 낳자는 주의다. 나에게 아이를 낳고 기르는 건 중요한 문젠데 아이를 안 낳고 싶다는 이미지로 비춰진 게 많은 상처가 됐다”

Q. 남편과 일 관련 얘기를 많이 할 것 같은데

“일 얘기 많이 한다. 남편은 눈 뜨자마자 눈 감는 순간까지 일만 하는 사람이다. 우리 대화 내용 주제가 거의 일 관련된 거다”

Q. 일하는 데 있어 많이 도와주기도 하나

“옆에서 같이 체크하고 모니터링한다. 노래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영상 콘텐츠들도 많은데 그런 걸 남편이 다 컨펌을 하니까 같이 보는 편이다. 디자인 시안을 고르거나 이름을 정하고 제목을 뽑는다거나 포스터 디자인, MD 디자인 등 모든 걸 다 같이 본다”

Q. 브랜뉴뮤직 뮤지션들에 대한 애정도 남다를 것 같다

“우리 아티스트 중에 팬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덜 알려진 친구들도 있지만 계속 작업하고 소소하게 활동하면서 자기 계발을 하려고 많이 노력 하고 있다. 모두 예쁘고 애정을 가지고 있다. 남편도 성과가 없는 친구들에게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며 어떻게 하면 가진 재능에 대해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많이 연구한다”

Q. 취미가 공부라고 하던데 맞나

“일이 취미다. 따로 시간을 내서 꽃꽂이를 배운다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하는 여유가 없다 보니까 시간이 조금만 나면 책을 읽거나 인터넷으로 일 관련 기사를 읽게 되더라. 그러다 보니 취미가 일이고 하다못해 책 한 권을 읽어도 온전히 감상하지 못하고 “이렇게 책을 쓰는 거구나”, “이렇게 편집을 하는구나”, “이 출판사는 이런 성향이구나” 이렇게 분석을 하게 된다(웃음)”

Q. 어벤져스, 방탄소년단 통역 등 어마어마한 실력의 통역가로 알려져 있는데, 일하면서 잊혀지지않았던 기억이 있는지

“사람들이 방탄소년단, 어벤져스 이런 것들을 대표적으로 언급해주니 뭔가 그거에 대한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어야 될 것 같은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게 그렇게 큰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사람들이 너무 대단하게 봐주니까 “내가 되게 영광스러운 일을 맡았었구나”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고 감사하더라. 그 이후로도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다른 일들도 늘 하고 있어서 지금은 그게 또 가물가물해졌을 정도다. 내가 했던 일이 이렇게 두고두고 이야기될 줄 알았으면 “더 잘할걸. 물론 열심히 했지만 조금 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걸”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Q. 외모 관리

“엄살이 아니라 외모 관리를 못 한다. 컴퓨터 앞에서 계속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사람이다 보니까 앉아서 군것질도 하게 되고 엉덩이도 계속 붙여 앉아있는다. 따로 시간 내서 운동도 하고 PT도 받고 마사지도 받고 싶은데 그러지를 못한다. 건강보조제도 잘 챙겨 먹지를 않는다. 피부 관리를 받아야 되겠다는 생각은 든다. 이렇게 가다 40대가 되면 훅 간다고 하더라(웃음). 몸매 관리는 따로 하지 않고,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이다. 키가 크니까 살이 좀 쪄도 안 찐 줄 알더라. 팔뚝도 두꺼운 편인데 팔이 기니까 분산돼 티가 잘 안 나는 것뿐. 다리도 얇은 스타일 아닌데 길이로 이득을 많이 본다”

Q. 부족한 게 없이 완벽해 보인다. 혹시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있나?

“사진을 찍었을 때 내 모습에 잘 만족하지 못한다. 잘못 말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처럼 보일까 봐 조심스러운데 싫다기보다는 객관적으로 내 자신을 보는 스타일이다. 통역을 할 때도 아무리 남들이 잘했다고 얘기해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이건 내가 부족했다. 실수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보면 내 자신을 피곤하게 만드는 스타일이다. 외모 같은 경우도 조금 더 운동을 많이 했으면 좋았을 텐데 못해서 자책도 많이 한다. 얼마 전 방송에서 말한 적 있는데 목디스크 때문에 운동을 아예 못 했는데, 지금은 괜찮아져서 이제는 무조건 운동을 해야겠다. 테라피 차원에서 요가는 계속하고 있다. 남편도 운동을 좋아해서 매일 하는데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 남편도 내가 운동하는 걸 되게 좋아한다(웃음)”


Q. 음주도 즐기는 편인가

“기자 시절에 술을 굉장히 많이 먹었다. 물론 일적으로 마셨지만 너무 많이 마시다 보니까 술을 즐겁게 배우질 못했다. 그때 한창 많이 먹었을 때 알코올 치매 증상이 있더라. 그걸 어떤 분이 “굉장히 위험한 거다”고 주의를 준 적이 있다. “이러다 뇌세포가 다 죽어버리겠구나”란 생각에 의식적으로 안 마시려고 하고 있다”

Q. 쉬는 날 뭐 하고 지내는지

“푹 쉰다. 늦게 일어나고 영화를 보거나 티브이를 보거나 한다. 잠시 앞에 나가는 것 제외하곤 집에 있는다”

Q. 인맥도 넓은 것 같다. 친한 동료는?

“연예인보다는 재계에 있거나 정치권에 있는 분 또는 문화예술 인사 등 이런 분들과 친하다. 내가 기자였던 것 때문도 있지만 별도로 인터뷰를 많이 해서 친해지게 됐다. 나이, 직업, 성별 상관없이 굉장히 다양한 사람과 어울리는 편이다”

Q. 슬럼프가 온 적 있나

“없었던 것 같다. 슬럼프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오는 게 슬럼프 같다”

Q. 평소 성격은

“주체적이다. 슬럼프에 빠져 있다고 가정을 했을 때 문 열고 나가면 바로 없어질 것 같다. 무슨 일이 있으면 나가서 해결하고, 혼자 잘 놀고 극복하는 스타일. 스트레스도 잘 안 받는 것 같다. ‘동상이몽2’ 촬영할 때 병원에서 촬영하는 게 있었는데 원장님이 세팅하고 기다리는 동안 나와 남편을 불러서 스트레스 검사를 해줬었다. 잠도 못 자고 너무 힘들 때 받아서 걱정했는데 모든 항목이 아주 좋음으로 나왔다.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는 사람으로 판명받았다(웃음)”

Q. 롤모델

“어머니랑 작은 언니. 어머니가 되게 강인한 분이시다. 똑똑하시고 깨어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그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기거나 그럴 것 같을 때 두려워하기보다는 “그럼 어때?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거지” 하시는 게 저희 어머니 성격이시다. 자신감 있는 성격. 작은 언니도 성실하고 사업도 잘하고 애도 잘 키우는 슈퍼우먼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언니를 보면 “나도 저렇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울 점이 많은 언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

“화면에서 나오는 모습들을 봤을 때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많다. 아마 내년에는 글로 만나는 일이 더 많을 것 같다. 책도 쓰고 번역하는 일 등 당장에 해야 하는 일들이 있어서 조금 더 진솔하게 차분하게 글로 소통을 하게 될 텐데 벌써부터 기대된다. 예능을 하다 보니 내 모습이 아닌 모습들이 많이 보였고, 그런 거에 대한 답답함과 갈증이 너무 커서 진짜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에디터: 정혜진
포토그래퍼: 천유신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제이청, 코스, 뮤제
슈즈: 바이비엘
주얼리: 위드란(WITHLAN)
헤어: 정샘물 이스트 태은 팀장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 권희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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