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코리아가 11월 차량 가격을 최대 1000만원 할인키로 했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재고가 쌓이자 마진을 포기하더라도 판매를 늘리는 최후의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인피니티 코리아에 따르면 엔트리 해치백 Q30과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X30, 준대형 SUV QX60 등을 대상으로 11월 특별 프로모션이 이뤄진다. 인피니티 브랜드 글로벌 출범 30주년을 맞아 대표 차종을 대폭 할인한다.
인피니티 코리아는 Q30 에센셜 트림에 최대 800만원 할인을 적용해 2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QX30역시 최대 1000만원 할인된다. 정상가 6220만원인 QX60 QWD 트림은 30대 한정으로 4000만원대에 판매한다.
일시 할인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에는 무이자 60개월 할부와 주유비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Q30 에센셜 트림은 무이자 60개월과 주유비 500만원, QX30도 무이자 60개월과 주유비 600만원이 옵션으로 제공된다. 사실상 차량 판매 수익을 모두 포기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인피니티 코리아가 대규모 할인에 나선 원인은 판매 실적 감소를 꼽을 수 있다. 인피니티는 일본 불매운동이 촉발된 후 7월 131대, 8월 57대, 9월 48대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렉서스, 도요타, 혼다 등 여타 일본 브랜드와 비교해도 감소폭이 가장 크다. 사실상 개점 휴업인 상황.
공교롭게 8자리 자동차 번호판이 도입되며 최근 자동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8자리 번호판을 달게 됐다. 일본 불매운동이 이뤄지는 와중에 차량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 수 있는 셈이다.
보배드림 등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8자리 번호판을 단 일본차 사진을 찍어 올리고 차주를 비난하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탓에 일본차 판매는 더욱 줄어드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포기한 할인이 당장 쌓인 재고 해소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불매운동은 일본이라는 국가 브랜드에 대한 반감이었지만, 대규모 할인은 인피니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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