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연임에 성공한 박용하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와이엔텍 회장·71)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서울에서 내륙 대부분 지역을 2시간 이내에 철도로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금 서울에서 여수까지는 고속철도로 2시간45분이 소요된다”며 “연말 수립 예정인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전라선 직선화 등의 사업 포함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여수국가산업단지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올레핀 생산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 LG화학도 바로 옆 부지에 2조6000억원을 들여 납사분해시설 등을 짓고 있다. 미래에셋은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에 1조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민간 투자가 이어지면서 내년부터 기업 관계자는 물론 1만5000여 명 이상의 공사인력이 여수를 방문하는데 열악한 교통망 탓에 비상이 걸렸다”며 “익산부터 여수까지의 전라선은 시속 120㎞로 달리는 ‘반쪽짜리 고속철도’에 불과한 만큼 고속철도 전용선을 신설하거나 철도 직선화 사업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경도 관광단지 개발에 맞춰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여수공항 국제선 도입도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선만 운항 중인 여수공항은 대표적인 적자 공항인데 국제선이 개설되면 만성 적자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수와 광양, 순천의 산업인력을 수송하고 연 15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의 편의를 보장하려면 국제선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등 정부의 노동정책이 여수지역 제조업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수상의가 지난달 188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에서 47.1%의 업체는 ‘고용노동정책 탄력 적용’을 경제 활성화를 위해 우선 해결돼야 할 정책과제로 꼽았다.
박 회장은 “석유화학단지 업체들은 매년 두세 달씩 생산을 멈추고 대정비 기간을 갖는데 부품 교체 등을 위해 집중 근로가 필요한 시기”라며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이후 정비 기간이 늘어나면서 생산성 저하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수상의는 연 관광객 수 1500만 명에 이르는 관광산업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당시 목포시에 많은 관광객이 몰렸으나 바가지요금 탓에 관광객 수가 급감했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겠다”며 “친절 및 적정요금 준수 캠페인을 열고, 여수음악제 등 문화산업을 키워 ‘문화도시 여수’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수상의는 2017년 박 회장의 사비와 상의 회비를 합쳐 클래식 음악제인 여수음악제를 창설했다.
박 회장은 석유화학제품 운반 및 석유화학공장 폐기물 처리 등을 하는 와이엔텍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지역사회에 가장 많이 기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여수=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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