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인구가 40%에 달하는 2050년 한국에서는 어떤 아이템이 뜰 수 있을까. 의성과 영덕에서 가늠해봤다.
의성에는 카페와 미용실 간판을 동시에 단 가게도 등장했다. 유리 칸막이 왼쪽에서 머리를 깎고 오른쪽에 마련된 테이블에서는 커피 또는 아이스크림을 시켜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미용실이 노인들에게 만남의 장소로 인기를 끌면서 좀 더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카페 공간을 갖춘 ‘하이브리드형’ 가게로 변신했다.
공공서비스도 노인 인구 증가에 맞게 바뀌고 있다. 의성경찰서는 전화와 인터넷 사기 예방을 위한 홍보 스티커를 막걸리병에 부착해 보급하고 있다. 공공장소를 돌아다니기보다 막걸리를 구입해 집에서 마시는 노인이 많은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비해 노인 복지 관련 시장은 일찌감치 ‘레드오션(과잉경쟁) 시장’이 됐다. 의성에는 정부 장기요양보험료를 받아 몸이 불편한 노인에게 방문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만 27개에 이른다. 의성군 내 장기요양보험 서비스 대상 노인은 600여 명에 불과해 상위 3~4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손실을 내고 있다.
요양병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일반 병원이 노인에 특화된 요양병원으로 전환하며 초과 공급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영덕군청 관계자는 “요양부터 장례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례식장이 딸린 요양병원만 제대로 수익이 난다”며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장례식장을 유치하려다 지역 주민과 갈등을 빚는 요양병원이 많다”고 설명했다.
의성·영덕=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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