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4일(현지시간) 또 다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다우 지수는 114.75포인트(0.42%) 상승한 27,462.11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36포인트(0.37%) 오른 3,078.27, 나스닥 지수는 46.80포인트(0.56%) 높아진 8,433.20에 마감됐습니다.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이며, 특히 보잉에 발목이 잡혀있던 다우도 지난 7월 중순 이후 넉달만에 기록 행진에 합류했습니다.
월가 자산운용 담당자에게 미 증시가 언제까지 오를 것으로 보는 지를 물어봤습니다.
그는 “이번 10년간의 강세장에서 가장 피해를 본 사람은 중간에 주식을 판 사람”이라며 “모두들 언제까지 오를 지 모르기 때문에 주식을 늘리기는 않아도 최소한 갖고 있는 건 움켜쥐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2015년 말 몇달간 주가가 하락했을 때 월가에선 상승장이 끝났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2016년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관세 전쟁으로 본격화됐을 때도,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계속 올렸을 때도 주가는 내렸다가 곧바로 다시 올랐습니다.
덕분에 지난 2009년 3월에 시작된 이번 강세장은 이달로 128개월째를 맞았습니다. 이 사이 수익률은 349%로 연평균 15.1%에 달합니다.
이날 월가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사장은 CNBC 인터뷰에서 “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S&P500지수 3500선에 도달한다면 이익 실현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단지 주가가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됐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을 떠나기보다는 계속 돈을 투자한 채 머무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월가의 펀드매니저는 “뉴욕 증시가 계속 오르고 있는 원인은 결국 끊임없이 공급되는 돈”이라며 “유동성 파티가 끝나기 전까지는 그저 파티를 즐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돈이 많이 풀리다보니 펀드매니저 입장에선 계속 돈이 들어오는데, 그 돈을 현금으로 들고 있다는 건 가장 하수가 하는 일입니다. 계속 뭔가를 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는 Fed도 계속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증시를 지탱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적완화 속에 미국 기업(금융사 제외)의 부채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약 60% 급증한 10조달러에 달합니다. 저금리가 원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높이면 기업들은 이익이 감소하고 자사주매입도 줄일 수 밖에 없습니다. 기업 실적이 감소하고 자사주 매입도 줄어든다면 증시도 무사할 수 없습니다. 기업들이 부도를 맞는다면 금융투자업계도 직격탄을 맞게됩니다. 10조달러 규모의 회사채는 투자업계가 셀다운을 통해 대출채권담보증권(CLO) 형태로 모두 나눠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가계도 증시, 부동산 등에 의존도가 높습니다. 1980년대 초 로널드 레이건 전 행정부 당시 미국의 가계 자산은 국내총생산(GDP)의 3배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GDP의 6배에 달합니다. 그동안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부채가 많아지고, 자산 가격이 상승한 결과입니다.
과거 미국의 가계는 고용과 일자리, 물가 등에 민감했지만 지금은 자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졌습니다. 임금이 오른다해도 주가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한다면 미 경기는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미 경제의 주축인 소비에는 ‘자산효과’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유동성 파티는 언젠가는 끝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날 S&P500 지수의 사상 최고치는 올들어 16번째 기록이었습니다. 2017년 62번, 지난해 19번보다 적습니다. 앞으로 두 달을 생각하면 작년 기록을 넘을 수도 있습니다.
통계를 보면 S&P500 지수의 사상 최고치 기록은 뭉텅이로 나타납니다. 1954년 시작된 사상 최고치 기록은 1968년까지 이어졌습니다. 또 1980년 시작된 건 2000년에 끝났지요. 이번에는 사상 최고치 랠리는 2013년부터 시작돼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랠리는 향상 어느 해 60~70번을 넘고 나면 점점 느려져 5~6년 뒤 기록 행진이 끊어졌습니다. 강세장이 끝났다는 뜻이지요.
이번 랠리의 최고 기록은 2017년 62번입니다. Fed가 실탄을 계속 공급한다면 2022년, 혹은 2023년까지는 상승장이 이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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