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동산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울 집값 반등에도 불구하고 잠잠하던 아파트값이 지난 9월부터 오르고 있다. 아파트 분양에선 수백 대 1의 경쟁률이 나오고 있고, 재개발구역 내 노후 다세대 주택 몸값도 최근 6개월 새 수천만원 올랐다.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B노선 건설 등 호재가 발표된 데다 비규제지역이어서 투자자가 인천 부동산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뜨거워진 인천 분양시장
올해 상반기까지 공급 과잉 여파로 비실대던 송도신도시 분양시장이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9월 분양된 ‘송도 더샵 프라임뷰’와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3차’는 모두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3차는 258가구 모집에 5만3181명이 몰려 206.13 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0㎡ 분양가는 5억7950만원으로 그동안 인천에서 공급된 아파트 중 가장 비쌌지만 1순위 당해지역 경쟁률만 1463 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대방건설이 분양한 ‘송도국제도시 디엠시티 시그니처뷰’는 403가구 모집에 2만436명이 몰려 평균 50.7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기준층 기준) 분양가격이 3.3㎡당 2000만원에 육박했지만 경쟁이 치열했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비규제지역이어서 분양권 전매 및 중도금 대출이 비교적 자유로워 인천 1주택자, 수도권 거주자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도에서 시작된 반등은 지난달 초부터 기존 분양권과 새 아파트로 넘어갔다. 연수구 송도동 K공인 관계자는 “역대 최고 분양가임에도 청약경쟁률이 높게 나오고, 계약도 순조롭게 마무리되자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기존 분양권과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입주한 송도아메리칸타운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0일 7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올 6월까지 4억5000만원대에 주로 매매됐다. 실거래가격이 4개월 새 2억7000만원가량 올랐다.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2017년 11월 입주) 전용 84㎡ 호가(로열층 기준)도 8억3000만원까지 뛰었다. 지난해 8월 6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던 주택형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값은 지난 1월(-0.06%)부터 내리 하락했지만 9월(0.17%) 상승 전환한 데 이어 10월에도 0.09% 올랐다.
재개발사업도 활기
인천 부평구 재개발사업도 올 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재개발 일반분양분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GTX-B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데다 뉴스테이(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에서 일반 재개발로 사업방식을 전환하는 조합이 늘어나며 프리미엄도 전용 84㎡ 기준으로 1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7월 인천에서 가장 먼저 뉴스테이에서 일반 재개발로 전환한 부평4구역에선 사업 방식 변경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프리미엄이 4000만원가량 뛰었다. 전용 84㎡ 신청이 가능한 주택의 호가가 2억2000만원(감정평가금액 8800만원+프리미엄 1억5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부평동 H공인 관계자는 “사업성이 높아지자 투자자가 대거 몰리면서 단기간에 급상승했다”며 “괜찮은 매물은 투자자가 대부분 걷어갔다”고 전했다.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 산곡역(예정)이 들어서는 부평 백마장사거리 주변 재개발구역도 인기가 높다. 이곳에선 최근 조합원 분양 신청을 마무리한 산곡6구역, 산곡4구역, 청천1·2구역 등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변 재개발구역의 일반분양이 순조롭게 이뤄지자 프리미엄이 7000만원 이상 뛰었다.
지난달 16일 일반 분양을 한 산곡2-1구역(부평신일해피트리)은 평균 10.7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분양한 인천 재개발구역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수도권에서 대세 상승기 후반부엔 소외지역이 더 많이 오른다”며 “향후 1~2년간 경기 외곽과 인천의 상승률이 서울을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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