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스마트폰 '눈의 전쟁'…"18兆 시장 잡아라"

입력 2019-11-05 17:01   수정 2019-11-06 02:02

CMOS(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이미지센서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일본 소니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CMOS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에 들어온 정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부품으로 전자제품의 ‘눈’ 역할을 한다.

이들 업체는 CMOS이미지센서에만 조(兆)단위로 투자해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공급량을 늘리며 주도권 잡기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적용 범위가 스마트폰에서 산업용 로봇, 자율주행차 등으로 확대되면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작년 15조원 정도였던 글로벌 시장 규모가 5년 뒤엔 2배 수준까지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얇은 고화소 제품 수요 커져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1000억엔(약 1조700억원)을 투자해 나가사키현에 스마트폰용 CMOS이미지센서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가동 시기는 2021년으로 예상된다. 일본 전자업체가 반도체 공장을 신·증설하는 것은 2016년 도시바가 오이타현에 공장을 증설한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는 글로벌 CMOS이미지센서 시장 1위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지난해 소니의 시장점유율은 50.1%였다. 올해는 조금 낮아진 48.3%로 전망된다.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2위인 삼성전자의 거센 도전이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올해 21.0%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지난 8월엔 세계 최고 화소인 1억800만 화소 CMOS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개발했다. 지난 9월엔 세계에서 가장 작은 0.7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픽셀을 구현한 ‘아이소셀 슬림 GH1’을 공개했다. 픽셀 크기가 작을수록 이미지센서는 두께와 크기가 줄어든다. 삼성전자는 늘어나는 CMOS이미지센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1분기 D램 생산라인을 전환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 적용 확대

스마트폰에서 자율주행차, 산업용 로봇 등으로 CMOS이미지센서 적용 제품이 확대되는 추세인 것도 업체들의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TSR에 따르면 지난해 131억달러(약 15조2000억원) 규모이던 CMOS이미지센서 시장은 올해 158억달러(약 18조3000억원)에서 2023년 244억달러(약 28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발주자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이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말 미래기술연구원을 이끌던 홍성주 담당(부사장)에게 CIS(CMOS이미지센서)사업을 맡기고 기술역량 강화 및 사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상반기 1300만 화소 제품을 공급하는 데 성공했고 하반기부터 1600만 화소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내년엔 4800만 화소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9월부턴 CMOS이미지센서에 ‘블랙펄(black pearl)’이란 이름을 붙이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어두운 곳에서의 사진 촬영 능력을 향상시켰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마케팅에서 고급 제품이란 뜻으로 쓰이는 ‘블랙’이란 단어를 통해 고화소 이미지센서를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제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올초부터 이천 M10 공장에서 300㎜ 웨이퍼로 CMOS이미지센서 생산을 시작했다. 하반기부터는 이천 M10 공장의 D램 라인 일부도 이미지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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