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엄중…공공기관 내년 투자예산, 올해 앞당겨 써라"

입력 2019-11-05 17:20   수정 2019-11-06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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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기관의 내년 투자예산 중 일부를 연내 집행하라고 주문했다. 글로벌 경기 위축 조짐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은 5일 서울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강원랜드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산하 41개 공공기관장과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김정환 기획조정실장,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 등도 참석했다.

성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도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한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공기관이 산업부와 합심해 경제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 장관과 공공기관장들은 올해 예정된 송배전 설비 및 정보통신기술(ICT) 확충 투자비 22조원을 차질 없이 투입하는 한편 내년도 투자예산 중 1조5000억원을 연내 집행하기로 했다. 내년 투자 계획의 7% 이상을 올해로 앞당긴다는 것이다. 물품 용역 등 구매와 관련해서도 올해 계획된 14조8000억원을 연내 100% 집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가용한 투자 수단을 총동원해 소비의 불씨를 살리려는 취지다.

성 장관과 공공기관장들은 경기 활성화 역할뿐만 아니라 공직기강 확립, 공공성 제고 방안 등도 논의했다. 음주운전, 성 비위, 갑질 행위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행위를 철저히 단속해 복무기강을 확립하는 한편 안전사고 예방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산업부가 매년 한두 차례 공공기관장 회의를 열고 있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달랐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지난달까지 수출이 11개월 연속 감소한 데다 투자·소비·고용 등 각종 지표에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4% 증가에 그쳤다. 한 공공기관장은 “정부가 재정 지출을 최대한 늘리려고 하지만 상반기 조기 집행하면서 여력이 부족하다”며 “공공기관이 경기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산업부는 다음달에도 회의를 열어 공공기관의 투자이행 상황과 복무기강 확립, 적극행정 정착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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