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록스, 후지필름과 결별하고 HP 인수 검토

입력 2019-11-06 17:06   수정 2019-11-06 17:39

미국의 사무기기 업체인 제록스가 PC·프린터 업체 휴렛팩커드(HP)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록스는 지난 5일 일본 후지필름에 합작사인 후지제록스의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일부 확보했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록스는 HP를 인수하는 방안을 전날 이사회에서 논의했다. 다만 제록스가 HP에 실제로 인수 제안을 할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제록스의 기업가치는 80억달러 정도인 반면 HP는 세 배 이상인 270억달러에 달한다.

다만 제록스는 일본 후지필름과 57년간 유지해왔던 합작관계를 청산하면서 후지제록스 지분 25%를 23억달러에 매각했다. 또 은행 등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약속받아 HP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복사기, 프린터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제록스는 100억달러 정도인 연 매출의 대부분을 기기 대여 및 유지 사업에서 올리고 있다.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가동해온 제록스는 올 들어 주가가 84%가량 뛰었다.

HP는 PC, 프린터 등을 판매해 지난해 58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프린터, 잉크 등의 판매량이 줄어들며 올 들어 주가가 10%가량 떨어졌다. HP는 3년간 전체 직원의 16%를 감원하기로 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프린터, 복사기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제록스나 HP 같은 기업들이 군살을 빼고 합병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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