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변은 7일 ‘기업인의 경영권을 박탈하는 특경법 시행령 개정안은 위헌’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시행령만을 바꿔 기업 활동의 중요 결정사항에 대해 간섭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민간기업 경영에 국가기관이 관여할 수 없게 한 헌법 제126조에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변은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체에 대한 취업도 불가능해지는 것은 실질적인 경영권 박탈”이라며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 침해해 ‘법률유보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경제사범으로 재판을 받은 기업인이라고 하더라도 각 사정을 따지도 않고 일률적으로 취업이 제한되는 법제는 명백히 권력분립 원칙과 죄형법정주의 위반이고 이중처벌의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경법 제14조는 5억원 이상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유죄가 확정되면 범죄행위로 이익을 준 기업체에 대한 취업을 금지하고 있다. 경쟁 기업에 이익을 주고, 이직하는 걸 막기 위한 취지이다. 하지만 개정된 시행령에서는 배임 횡령죄로 기업에 손해를 끼친 임직원은 해당 기업에 복귀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다. 범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일가가 회사에 남아서는 안 된다는 시민단체의 건의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한변 상임 회장(사법연수원 5기)은 “어려운 경제에 자칫 그 불씨마저 꺼버리고 논란만 유발하며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는 이번 특경법 시행령 개정안은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며 “경제상황은 악화일로인데 정부의 정책 방향은 기업의 자유를 국가가 위헌적으로 통제하려는 쪽만 가리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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