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 美 면역항암학회서 백토서팁 대장암·폐암 치료 효과 발표

입력 2019-11-11 14:45   수정 2019-11-12 15:02


메드팩토는 지난 10일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면역항암학회(SITC) 학술대회에서 백토서팁(TEW-7197)의 임상 1b상 및 임상 2상의 초기 결과를 공개했다고 11일 밝혔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을 주요 면역항암제인 MSD의 키트루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와 병용 투여하는 임상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면역항암제를 단독 투여할 때 효과가 없던 환자에게 백토서팁을 병용 투여했더니 주요 임상지표에서 의미 있는 유효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국내 5개 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백토서팁과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은 14명의 대장암 및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4차례 이상의 전신 항암치료에 실패해 추가적인 치료 대안이 없는 대장암 환자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사전에 정의된 기간에 종양 크기가 줄어든 환자 비율)이 최대 33.3%가 나왔다.

회사 측은 "모든 피험자들이 키트루다 단독 요법에서는 객관적 반응률이 전무했던 현미부수체안정형(MSS)의 유전자형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트루다는 전체 대장암의 20% 이하를 차지하는 현미부수체 불안정형(MSI-H)의 환자에게 효과가 좋았다. 회사 관계자는 "나머지 80%의 환자에게도 키트루다를 투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절반이 넘는 환자에서 대장암의 종양표지자인 CEA 수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것도 긍정적이다.

메드팩토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임핀지 병용 임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 임상은 종양의 PD-L1이 25% 미만으로 발현돼 기존 면역항암제만으로 치료하기 어려웠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ORR은 16.7%였다. 회사 관계자는 "같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했던 임핀지 단독 임상에서는 ORR이 2.8%였다"며 "앞으로 PD-L1이 1% 이상 발현된 환자를 대상으로 동일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병용 투여를 한 환자군의 24주 질병조절률(DCR·항암제에 반응을 보인 환자 비율)은 33.3%로 임핀지 단독(12.8%)일 때를 상회했다.

백토서팁은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형질전환증식인자 'TGF-베타'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할 수 있게 종양 주변 환경을 개선한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김대기 이대 약대 교수팀이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한 신약후보물질이다.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는 "백토서팁이 기존 면역항암제로 치료가 불가능했던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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