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연봉에 억대 보너스…AI 개발자 '부르는 게 값'

입력 2019-11-11 17:06   수정 2019-11-12 00:43

“연봉을 전 직장보다 50% 올려주고 별도의 이직 보너스 1억원도 챙겨드립니다.”

송금 앱(응용프로그램) ‘토스’로 유명한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난달 31일 내놓은 경력직 채용 조건이다. 보통의 직장인이 보기엔 눈이 휘둥그레질 얘기지만 정보기술(IT)업계의 해석은 다르다. 개발자 부족에 따른 고육지책이란 설명이다.

주요 대학이 배출하는 컴퓨터공학과 졸업생 수가 기업들의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의 미스매치가 두드러진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자들 사이에서 “능력 있는 개발자라면 영혼이라도 판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구인난이 심각하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4대 축인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가상·증강현실 분야에서 2022년까지 국내 개발자 3만1833명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극심한 공급 부족 탓에 핵심 개발자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비바리퍼블리카처럼 채용 단계부터 ‘파격 연봉’을 약속하는 기업이 수두룩하다. 쇼핑몰 모음 서비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은 최근 경력직 40여 명을 채용하며 ‘전 직장보다 30% 높은 연봉’을 전면에 내세웠다.

복지 혜택을 강화한 기업도 많다. 좋은 인재를 다른 회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한 조치다. 중동의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아자르’를 서비스하는 하이퍼커넥트는 주택자금 대출과 단체보험을 지원하고 있다. 직원들이 희망하면 기숙사도 제공한다.

개발자의 근무시간을 줄이는 기업도 늘고 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개발자를 겨냥한 전략이다. ‘여기어때’로 유명한 위드이노베이션의 개발자들은 1주일에 35시간만 일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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