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추가기소'로 수사 일단락…남은 쟁점은

입력 2019-11-11 17:33   수정 2019-11-11 17:34


검찰이 1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57·구속)에 대해 일부 혐의를 추가해 재판에 넘겼다. 이제 수사는 조 전 장관을 겨냥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정 교수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 14개 혐의를 추가해 구속기소 했다. 그는 이미 지난 9월6일 딸(28)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사문서위조)로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지난 8월27일 조 전 장관 일가의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투자·웅동학원 소송 의혹과 관련해 첫 압수수색을 하며 강제수사를 시작한 이후 76일 만에 의혹 규명 작업을 일단락 지었다.

하지만 입시비리 관련 '공범'인 딸, 사모펀드 의혹 '공범'인 정 교수의 동생 정모 보나미시스템 상무,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구속기소)씨 등에 대한 처분은 추가 수사를 거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정 교수의 혐의가 추가될 수도 있다. 검찰은 정 교수를 상대로 '입시비리·증거인멸·사모펀드' 의혹 등 세 갈래 범죄 혐의로 나눠 수사에 나섰는데, 앞으로는 조 전 장관과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조 전 장관의 이름을 넣었지만, 공범으로 적시하지는 않았다. 이번 정 교수 공소장에도 조 전 장관의 이름이 있지만, 공범으로 기재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사실에 조 전 장관의 공모 정황을 추정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은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허위 발급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차명투자 ▲사모펀드 투자운용보고서 허위 작성 ▲서울 방배동 자택 PC 하드디스크 교체 등 정 교수 혐의에 연루돼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핵심은 사모펀드 의혹이다. 검찰은 정 교수가 주가 상승 정보를 미리 알고 코스닥 상장사인 2차전지 업체 WFM 주식을 사들였다고 파악했고, 정 교수의 주식 매입 당일 조 전 장관 계좌에서 수천만 원이 이체된 정황도 포착했다. 조 전 장관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WFM 측이 청와대 민정수석의 영향력을 기대하고 부인인 정 교수에게 주식을 싸게 팔았다면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검찰은 정 교수가 WFM의 2차전지 공장 설립, 중국업체와의 공급계약 체결 등 공시 전인 2018년 1월께 주식 12만주(약 6억원)를 시세보다 2000원 싼 주당 5000원에 차명으로 매입했다고 본다. 2억원가량 재산상 이득을 본 게 뇌물수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은 인사청문회 등에서 '펀드 운용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블라인드 펀드라 어디에 투자했는지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WFM 주식과 관련해서는 "매입한 적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자녀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도 있다. 검찰은 지난 5일 조 전 장관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연구실을 압수수색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가 센터에서 인턴을 했고 증명서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도 정 교수가 자산관리인 역할을 하던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 씨(37)를 시켜 자택과 동양대 연구실 PC를 빼내도록 한 과정에 관여한 의혹도 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상대로 웅동학원 사무국장인 동생 조모 씨(52·구속)와의 연관성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조 전 장관의 PC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웅동학원 가압류에 대한 법률검토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씨가 웅동학원을 상대로 2차례 위장소송을 내고 채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웅동학원 이사였던 조 전 장관이 법률적 역할을 했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조씨 측은 조 전 장관과 관련된 일은 전혀 없다며 의혹을 모두 부인한다. 본인의 혐의에 대해서도 채용 비리 관련 일부 혐의만 인정하고 있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조씨를 구속기간 만료일인 19일 이전에 구속기소 할 방침이다. 검찰은 원래 정 교수 구속기소 전에 조 전 장관을 조사하려고 했지만 정 교수와 동생 조씨 등이 잇달아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불출석함에 따라 수사 일정을 조정했다.

정 교수 관련 혐의는 법정에서 증거자료를 공개하며 입증할 방침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조 전 장관의 소환이 이르면 이번 주중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검찰이 최근 조 전 장관 부부의 금융계좌 일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고 조 전 장관 연구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증거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서둘러서 조 전 장관을 소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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