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 산부인과에서 신생아가 두개골 골절로 의식불명에 빠진 지 20여일 만에 간호사와 병원장이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간호사의 학대 의심 정황을 포착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아동학대 혐의로 A 병원 소속 B 간호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해당 병원장에게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과 신생아 부모가 확보한 폐쇄회로(CC)TV에 담긴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지난달 20일 새벽 1시쯤 B 간호사가 혼자 신생아실에서 근무하던 중 태어난 지 나흘된 신생아의 발을 잡고 거꾸로 들어올린다.
다음날, 출생 닷새째 새벽에는 아기를 거칠게 들어올리고 내동댕이치듯 내려놓기도 한다다.
이 신생아는 지난 20일 오후 11시쯤 의식불명 상태로 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당시 병원은 신생아의 골절은 구급차로 이송과정에서 흔들림으로 인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생아 부모는 구급차의 흔들림 정도로는 머리 골절상을 당하기 어렵다며, 낙상 등 의료사고를 주장했다.
신생아 부모는 곧바로 병원 측에 출생 이후부터 모든 진료기록과 신생아실 CCTV 영상을 요청했다. 문제는 신생아 부모가 아이를 마지막으로 본 20일 오후 6시 40분 전후로 2시간 분량의 CCTV 영상이 없었다는 점이다. 부모 측은 병원이 의료사고를 내고 이를 은폐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판단해 경찰에 고소했다.
신생아 관리에 문제가 없다던 병원 측은, CCTV가 공개되자 뒤늦게 간호사의 학대를 인정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병원은 힘든 상황으로 인해 더이상 병원을 운영할 수 없게 됐다며 지난 8일부터 폐업에 들어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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