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출시가보다 4만원 올렸지만…에어팟 프로 '품절대란' 예고

입력 2019-11-12 11:43   수정 2019-11-12 12:32


오는 13일 한국 상륙을 앞둔 애플의 신형 무선이어폰 '에어팟 프로'가 품절 대란을 예고했다. 미리 제품을 사용한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유명인)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할인가에 사전예약을 진행한 쇼핑몰은 접속자 폭주로 일순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미국보다 보름가량 늦은 출시일, 경쟁사 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가격을 2배 웃도는 고가에도 무선이어폰 시장 1위의 저력을 확인한 인기다.

애플은 에어팟 프로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을 포함한 25개국에서 1차 출시한 지 2주 만인 13일 국내에 선보인다.

국내 가격은 32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미국 출시가(249달러·28만9500원)보다 4만원, 전작인 에어팟2(무선 충전 24만9000원)보다도 8만원이 비싸다.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15만9500원)를 2대 사고도 남는 가격이다.

지난 2016년 9월 출시돼 무선이어폰 시장을 개척한 1세대 에어팟의 출고가는 19만9000원. 3년 새 13만원이 올랐지만 에어팟 시리즈 인기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에어팟 프로는 국내 출시일이 확정되기 전에 국내 중고거래 시장에서 최고 40만원에 거래됐다.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는 '웃돈'을 얹어 제품을 사겠다는 글도 속속 올라왔다. 미국 출시가에서 2만원을 할인해 사전예약을 진행했던 애플 공인 재판매업자(리셀러) 윌리스는 접속자 폭주로 한때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됐다.

유튜버를 비롯한 인플루언서들의 입소문을 탄 게 에어팟 프로의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유튜브에는 에어팟 프로 사용기 수십 건이 올라와 있다.

한 유튜버는 "애플이 노이즈 캔슬링을 본격적으로 채택했다. 이제 무선이어폰은 이 기능의 서비스 여부가 프리미엄 기준이 될 것"이라며 "노이즈 캔슬링 제품을 구입해 써 본 경험이 있다면 에어팟 프로 가격이 괜찮다고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영상은 등록 한 주 만에 100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애플과 리뷰어들이 강조한 에어팟 프로의 핵심은 단연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주변 소음을 제거해 음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기능으로 전작에는 탑재되지 않았다.

외부 마이크가 바깥소리를 감지하면 제품이 그에 상응하는 '안티 노이즈'를 발생시켜 외부 잡음을 없애는 구조다. 애플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초당 200회 소음 신호를 분석, 잔여 소음을 없애는 조정 작업을 한다"고 소개했다.

외부 소리를 들으면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주변음 허용 모드'도 추가됐다. 음악과 함께 주변 교통 상황이나 지하철 내 방송 같은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사용자 귀 형태에 맞춰 음악의 저·중 주파수를 자동으로 조율하는 적응형 이퀄라이저 기능을 함께 제공한다.

자체 설계한 H1 칩도 탑재했다. 에어팟 2세대에 처음 적용된 H1 칩은 시스템인패키지(SiP) 방식으로 오디어 코어 10개를 장착했다. 코어 10개가 이용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사운드를 전달한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에어팟 프로가 흥행가도를 질주하면서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애플의 선두 자리는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세계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애플의 시장점유율(금액 기준)은 63%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2위 삼성전자가 한 자릿수 점유율(8%)에 그쳤을 정도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폭넓은 하드웨어 사용자 기반과 소프트웨어와의 밀접한 생태계를 확보한 애플의 아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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