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많아지는데…'알박기 주차' 해결 방법은?

입력 2019-11-13 09:02  


 -큰 공간 차지하고 장기주차 일삼는 캠핑카
 -정부 차원의 제도적 기준 마련해야 

 캠핑카 시장이 커지면서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캠핑카 주차를 둘러싸고 차주들과 시민들이 갈등이 커지면서 근본적인 제도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캠핑카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캠핑카는 약 2만900대로 5년 전과 비교해 5배 가까이 늘었으며 연간 신규 캠핑카 수요가 약 4,000대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캠핑카 튜닝 규제를 완화하고 관련 사업을 확대해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시장 활성화는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이에 따른 문제점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갈등은 주차다. 주차면적을 많이 차지하고 한번 세워두면 장기간 나오지 않기 때문에 주차난을 두고 주민과 캠핑카 주인 사이의 문제가 생기는 것. 지난달 25일에는 캠핑카 주차 문제로 다투다가 이웃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70대 A씨에게 법원이 징역 18년을 선고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일반 시민들은 캠핑카를 화물차 주차장이나 별도의 전용 주차장에 세워야 한다고 요구한다. 반면 캠핑카 차주들은 관련 법령 미 제정으로 불가피하게 일반 주차장을 함께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의도적인 '알박기'식 주차가 아닌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자연적인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캠핑카는 중형 승합차로 분류돼 일반 차와 똑같은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있다. 승합차나 미니버스, 1t 트럭을 개조한 캠핑카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자동차 뒤에 캠핑용으로 개조한 별도의 트레일러나 카라반 등은 부피가 상당해 주차 공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하지만 이동이 쉽지 않을뿐더러 관련 규제가 없어 불법으로 간주되지도 않는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만큼 주차장을 소유하고 있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캠핑카 업계를 중심으로는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는 도심 속 공영주차장은 높이 제한을 두고 사용 빈도가 낮은 캠핑카는 교외에 전용 주차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사안이 전국적인 문제인 만큼 정부 제도나 정책적인 지원이 먼저 마련돼야 하고 그 결과 단기간에 해결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인천 남동구와 부천시의 경우 캠핑카 전용주차장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안산시는 일부 공영주차장에 캠핑카 주차를 위한 공간을 할당하고 있다. 용인시는 외곽 공터를 활용해 캠핑카를 세워놓을 수 있는 임시주차장으로 조성해 둔 상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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