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과천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11억3500만원으로 송파구(11억1250만원)를 2250만원 차이로 앞질렀다. 중위매매가격은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과천 중위매매가격은 지난 5월부터 매달 1000만~2000만원 꾸준히 올랐다. 9~10월에는 중위 매매가격이 2500만원 올라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천은 과거 강남·서초 등 집값에 거품이 낀 지역인 ‘버블세븐’과 같이 움직였던 곳”이라며 “준강남의 입지로 집값 상승기 때는 강남권보다 더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과천 아파트값은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지정을 피하면서 급상승 기세다. 준공된 지 10년 전후의 신축 아파트 단지 위주로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별양동 ‘래미안슈르’ 전용 84㎡는 8월 12억5500만원에 실거래된 뒤 지난달 13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만에 1억4000만원 올랐다. 이 단지의 최근 호가는 14억2000만~15억원대로 형성돼 있다. 인근의 ‘래미안 센트럴스위트’ 전용 59㎡는 9월 13억원에 최고가 거래됐다.
별양동 S공인 관계자는 “9~10월 대부분 단지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집값이 급상승해 매수자가 최근 1주일 사이에는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며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천의 가파른 집값 상승세는 감정원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감정원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51% 올라 서울 강남권 아파트 상승률(0.12~0.15%)을 세 배 이상 앞질렀다. 과천은 5월 27일부터 7.29% 누적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과천은 서울과 가까운 입지에 교통·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져 강남의 상승률을 뛰어넘고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 지정을 피해 재건축을 위주로 집값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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