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정을 마친 임 감독은 “2017년 열린 첫 회보다 30% 이상 늘어난 약 60만 명의 관람객이 비엔날레를 찾았다”며 “전시 과정에서 생성된 각종 데이터가 서울시 도시정책 수립에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도시’와 ‘건축’을 주제로 한 국제 학술·전시 행사다. 건축물을 도시공간에 들여놓는 것을 넘어 여러 도시 문제의 해법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을 소개하는 전시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예술을 다루는 비엔날레는 세계 곳곳에 많지만 도시 문제를 다루는 것은 서울비엔날레가 선도적”이라며 “베니스비엔날레에 버금가는 비엔날레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번 행사에선 국내외 90개 도시에서 온 도시건축 전문가 180여 팀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세운상가 등을 무대로 활동했다. 임 감독은 “이전에는 미국이나 유럽 쪽 참가자가 많았다면 올해는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까지 저변이 넓어진 게 큰 성과”라고 말했다.
임 감독이 프란시스코 사닌 공동 총감독(미국 시러큐스대 교수)과 고심 끝에 정한 비엔날레의 주제는 ‘집합도시(collective city): 함께 만들고 함께 누리는 도시’. 그는 “도시의 규모가 커지고 시스템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정작 사람이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시민이 참여하고 전문가와 정부가 지원하는 보텀업(상향) 방식의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는 집합도시가 해결책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주유소 위에 건물을 올리는 등 새로운 건축양식을 선보인 인물로 유명하다. 규제 샌드박스 1호인 국회 수소충전소의 디자인을 맡기도 했다.
그는 “도시를 주거지역, 상업지역, 교육지역으로 구분하는 극단적 기능주의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대편 길가에 있는 사람의 표정까지 읽을 수 있는 거리가 ‘걷기 좋은 도시’의 한 사례”라며 “기능주의를 빼고 시민들이 도시 안에서 자유롭게 걷고 방황할 때 집합도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년 후 열리는 제3회 비엔날레를 이끌 페로 총감독에게는 “시민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조언을 남겼다. 그는 “세계적인 건축가가 총감독을 맡은 만큼 국제적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며 “도시건축을 선도하는 비엔날레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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