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 154의 날일자로 비껴 받은 수가 좋았다. 156도 이어지는 좋은 수순으로 주변이 두터울 때 가능한 수법이다. 흑은 159로 손을 돌렸는데, 귀를 계속 둔다면 참고도1로 패를 내서 괴롭힐 수 있는 자리다. 하지만 자칫 피해가 커질 우려도 있다. 흑은 이미 형세가 충분하기 때문에 손을 돌린 것이 냉정한 선택이었다.
165도 기분 좋은 끝내기다. 백이 170으로 둬 생사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상변부터 좌하에 걸친 거의 마흔 개의 백돌이 단 두 집만을 내고 살았다는 것이 이 바둑의 형세를 방증하고 있다.
백176은 177에 지키는 것이 정수이기는 했다. 그러면 흑은 A에 둔다. 형세는 흑이 70집, 백이 45집 정도로 백이 크게 뒤지고 있기 때문에 실전 176에 비마 달려서 조금 더 버틴 것이다.
이제는 흑도 칼을 뽑았다. 흑183에 종착역이 가까워 온다.
박지연 5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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