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BC는 12일(현지시간) "미나 장 국제개발처(USAID·U.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부처장이 본인 학력을 부풀리고 이전 봉사 경력도 과장했다"고 보도했다.
버지니아에서 태어난 재미교포 2세인 미나 장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USAID 부처장에 임명됐다.
USAID는 미 국무부 산하 부처 중 하나로, 단독으로 유용할 수 있는 예산만 최소 10억달러(약 1조 1700억원)다. 미 정부가 주관하는 국제 원조 프로그램을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처럼 미국 군사 원조가 절실한 국가부터 식량 배급이 필요한 저개발 국가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부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나 장이 아이티와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해 전 세계 40여개 나라에서 원조, 개발 지원정책 연구 등을 하는 '링킹 더 월드(Linking the World)' 대표를 맡았던 경험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링킹 더 월드는 드론을 이용해 위험에 처한 재난국가의 인명을 구하고, 수십개국 오지에 학교를 지으면서 인지도를 높인 비영리 국제 구호단체다.
그러나 NBC에 따르면 미나 장이 운영했던 링킹 더 월드의 예산은 고작 30만달러(약 3억5000만원) 남짓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 신고서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1만달러(약 1170만원) 이상 해외에서 예산을 쓴 내역이 없으며 해외 체류 직원이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나 장이 자기소개서(레쥬메)에 기입한 학력 역시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는 공식 프로필에 본인이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졸업생이며 미국 육군대학원를 졸업했다고 적었다.
확인 결과 하버드대에서는 2016년 7주짜리 단기 교육 과정을 수료했을 뿐이고, 정식 학위는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대학원 학위 역시 4일간 열린 국가안보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것이 전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학력은 기독교 선교단체가 전 세계 600여곳에서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기관 ‘열방대학(University of Nations)’ 졸업이 전부인 것으로 파악된다.
미나 장은 2017년 링크 더 월드 홍보 영상에서 본인이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표지를 장식했다고 자랑한 바 있다. 미나 장은 해당 표지를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수시로 보여줬다. 하지만 타임지 측은 "미나 장이 나온 표지는 가짜"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현재, 미 국무부와 미나 장은 이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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