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수능은 전국 86개 시험지구 1185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올해 시험에는 재학생 39만4024명, 재수생 등 졸업생 15만4710명 등 54만8734명이 지원했다. 1교시 국어영역 응시자 수는 49만552명으로 집계됐다. 실제 수능 응시자 수가 5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수능’은 아니지만 까다로웠던 국어
1교시 국어영역은 ‘불수능’이라고 불렸던 지난해보다는 쉽게 나왔지만 수험생의 체감 난도는 생각보다 높았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국어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에 달해 표준점수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후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이 어렵게 출제될수록 높게 나온다. 동서양 우주론 등 천문학과 관련한 지문에서 출제된 지난해 국어영역 홀수형 31번 문제는 ‘역대급’ 초고난도 문항으로 꼽혔다.
올해는 지난해 31번과 같은 초고난도 문항은 없었지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까다로운 문제가 출제돼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고전가사 ‘월선헌십육경가’를 지문으로 한 22번,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다룬 경제지문을 읽고 푸는 40번 등을 고난도 문항으로 꼽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 소속 김용진 동국대사대부속여고 교사는 “월선헌십육경가는 EBS 교재 수록 작품이긴 하지만 EBS 교재에 나오지 않은 부분도 지문에 일부 포함됐다”며 “수험생들이 작품을 이해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40번은 BIS 비율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개념을 활용해 직접 계산해야 하는 문제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가장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학영역 수험생 체감 난도 높았을 것”
2교시 수학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9월 두 차례 치러진 모의평가와 비교해 조금 더 어렵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적으로 고난도 문제로 꼽히는 객관식 마지막 두 문항(20, 21번)과 주관식 마지막 두 문항(29, 30번)이 ‘킬러 문제’라 불릴 만큼 어렵진 않았지만 나머지 26개 문항이 예상보다 까다로웠다는 분석이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통상 인문 계열 학생들이 보는 나형에서 가장 어려운 문항은 가장 마지막 문항인 30번”이라며 “실근의 조건과 그래프의 개형을 완벽하게 이해할 때 풀 수 있는 문제지만 지난해 30번 문항보다는 쉬웠다”고 설명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가형은 중간 난도 문항에서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출제돼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난도가 올라갔을 것”이라며 “30번(미분)과 21번(적분) 문항도 여러 가지 유형이 복합된 문제로 난도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3교시 영어영역은 지난해와 비교해 쉽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에는 5.3%가 1등급을 받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돼 1등급을 받는 학생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 대표는 “전체적으로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변별력 있는 수능이었다”며 “중간 난도 문항이 상위권 학생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관/이주현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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