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임신한 며느리에게 입주청소 직접 하라는 시어머니

입력 2019-11-18 08:39  

이사하기 전 새 집의 각종 오염을 말끔히 없애는 것을 '입주청소'라고 한다. 공사 기간 동안 켜켜이 쌓여있던 먼지, 찌든 때를 닦아 내야 해서 보통 일이 아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이사 갈 집을 직접 꼼꼼히 세심하게 청소하는 것이 속 편하겠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임신했을 경우는 직접 입주청소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하지만 30대 임신부인 A 씨는 시어머니로부터 '청소는 직접 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에 빠졌다.

A 씨는 현재 임신 29주 차다. 슬하엔 4살짜리 첫아이도 있다.

이들 부부는 결혼 5년 만에 전세를 탈출해 신축 아파트 매매에 성공했다. 계약서를 쓸 때의 마음은 이루 설명하기 힘들 정도였다.

이사 2주 전, 몇 가지 인테리어 공사를 한 뒤 입주를 하기로 했다. 당연히 입주청소도 예약했다.

큰 아이를 어린이집 보내고 이사 준비를 하는 A 씨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시어머니다.

시어머니는 "얼른 집 정리하고 들어갈 아파트 청소 시작하자"고 했다.

A 씨는 "인테리어 공사를 해야해서 지금 청소해도 아무 소용 없다"고 했더니 시어머니는 "그럼 공사 끝나고 같이 청소하자"고 하셨다.

입주청소를 예약했다고 전하니 시어머니 왈 "돈 아깝게 그런 걸 왜 했니. 얼른 취소해. 두 명이서 같이 쓸고 닦고 하면 되지 않겠니."

A 씨는 황당했지만 침착하게 "인테리어 공사까지 해서 먼지가 많아서 치우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저도 이제 제법 배도 나오고 조금 무리하면 배도 당겨요 어머니"라고 말했다.

시어머니는 "청소비가 얼마냐"고 물으시더니 "20만 원 선"이라는 대답을 듣고 다시 기함을 하셨다. "20만 원이 애 이름이냐"면서.

A씨는 시어머니께 몇 번이고 직접 청소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계속 고집을 부리셨다.

결국엔 "내가 혼자 하겠다"며 "새 집 비밀번호나 알려달라"며 막무가내셨다.

A 씨는 "아이 아빠가 상의하고 얘기해 드리겠다"고 시어머니를 달랬다.

퇴근한 남편에게 입주청소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어머니가 입주청소를 잘 몰라서 그러시는 것 같다"면서 "좀 이해해 드려라"라고 했다.

글을 본 네티즌들은 "임신도 했는데 입주청소 꼭 하고, 시어머니를 잘 설득해 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신혼부부는 "19평대 아담한 집 입주청소 직접 하겠다고 했다가 남편과 둘이서 한달 동안 근육통에 시달렸다. 임신부가 아니라도, 체력이 좋다고 해도 새집 청소는 꼭 업체에 맡기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40대 주부 B 씨는 "시어머니가 환풍기 뚜껑 열어 안쪽까지 다 닦으실 수 있을까? 창문 뜯어 창틀 사이사이 닦아 보셨을까? 숙달된 업체를 쓰는 게 낫다. 시어머니 괜히 병 나실 듯"이라고 지적했다.

청소 업체를 운영했다는 C 씨는 "새집 청소는 특히 힘들다. 일반 가정집 먼지와는 다르다. 업체 사람들도 새집 청소 한 번하고 나면 다음날 피부 다 뒤집어진다. 정말 몸에 좋지 않다. 임신부는 청소 끝날때까지 집 근처에도 가지 않는게 좋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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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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