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에 올라온 여성 사진에 "육덕이다", "꼽고싶다" 등 표현을 쓴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회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육덕' 등의 말이 사회적 평가 저하 표현이 아니라고 봤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신민석 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일베 회원 박 모 씨(38)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박 씨는 지난해 11월 일베 게시판에 올라온 피트니스 여성 모델 A 씨의 사진 게시물에 "6(육)덕이다. 꼽고 싶다"라는 댓글을 써 모욕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법원은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고, 이와 관련해 박 씨는 "'꼽고 싶다'는 A 씨를 피트니스 모델 중 손에 꼽을 정도라는 의미로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 선고에서 신 판사는 "'육덕(肉德)'의 사전적 의미는 '몸에 살이 많아 덕스러운 모양'인데, 여성이 풍만하다거나 성적 매력이 있다는 의미로도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박 씨가 후자의 의미로 사용했다 하더라도 이는 A 씨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표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박 씨가 과거 별다른 노출이 없는 여배우에 관한 게시글에 '둘 중 누굴 꼽냐'라는 댓글을 단 적이 있는 점, 서울 소재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으로 '꼽다'와 '꽂다'의 맞춤법을 혼동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박 씨가 성관계의 의미로 '꼽고 싶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 판사는 "나아가 박 씨가 성관계 의미로 '꼽고 싶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A 씨의 외모 등이 아니라 자신의 심리 상태를 언급한 것"이라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의 '음란한 문언'에 해당하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A 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판단이나 표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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