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스 하이와 리스크 관리

입력 2019-11-17 15:57   수정 2019-11-17 15:57

30분 이상 달리면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면서, 경쾌한 느낌이 든다. 이런 현상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한다. 이때는 오래 달려도 전혀 지치지 않을 것 같고, 계속 달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짧게는 4분, 길게는 30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이때의 의식 상태는 헤로인이나 모르핀 혹은 마리화나를 투약했을 때 나타나는 것과 비슷하고, 때로 오르가슴에 비교된다. 수영, 사이클, 야구, 럭비, 축구, 스키 등 장시간 지속되는 운동이라면 어떤 운동에서든 러너스 하이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러너스 하이는 운동뿐 아니라 주식투자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내가 보유한 종목이 강한 랠리를 펼치거나, 급등이 연속적으로 나타났을 때다. 이때 투자자들은 종목이 끝없이 상승할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다. 좋은 재료만 생각하면서 희망회로를 돌린다.

그런데 러너스 하이를 경험한 사람은 “부작용 및 운동 중독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급등주나 비이성적 랠리로 수익을 맛본 투자자는 급등 종목만 찾는 경향이 있다. 한 번 러너스 하이를 경험한 사람이 계속 그 상태를 느끼고 싶어 운동 중독에 빠질 수 있는 것과 같다.

무리하게 달리다가 인대가 손상되거나 근육이 파열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주식투자를 할 때도 급등주만 찾고 무리하게 매매하다가는 계좌가 손상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러너스 하이는 달리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이다. 주식투자도 내가 보유한 종목이 랠리를 펼치거나 급등하게 되면 계좌 수익이 늘어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차분히 리스크(위험)를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

러너스 하이가 감정적인 부분이라면 이를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보조 지표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게 이격도, 수급, 거래량이다. 이 세 가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주가 하락 가능성을 체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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