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과 패션이 결합한 ‘푸드 패션’의 진화는 120년이 넘은 기업이 패션몰을 열게 만들었다. 그동안 코카콜라×아디다스, 맥도날드×콜레트, 스타벅스×알렉산더왕 등 많은 식품 브랜드와 패션 브랜드가 협업했다. 하지만 일회성 협업이나 팝업 스토어 등에 그쳤다. 펩시는 한발 나아가 아예 패션몰을 열었다. 외신들은 펩시가 전통 음료 회사의 틀을 벗고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우로 포르시니 펩시 디자인 총괄은 “친숙한 브랜드가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과 결합했을 때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며 “펩시는 올해 전자상거래 부문 매출 목표를 20억달러로 높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우스 오브 펩시의 첫 페이지에는 펩시콜라가 올해 포에버21과 공동 제작한 트레이닝복이 등장한다. 내년 디스퀘어드와 함께 출시할 티셔츠(사진) 및 힙색의 디자인도 예고했다. 과거 콜라보 제품이나 펩시코가 자체 제작한 티셔츠, 모자 등도 전시돼 있다. 자체 판매와 배송은 하지 않는다. 이 페이지에서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면 협업한 패션 브랜드의 홈페이지나 아마존, 월마트 등의 펩시 전용 구매 사이트로 연결된다.
푸드 패션이 늘고 있는 이유는 빅 브랜드 간 시너지 때문이다. 식품과 패션은 일용 소비재여서 소비자들이 쉽게 받아들이고, 팬덤도 빠르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패스트패션이 장악한 패션업계에선 이미 익숙한 식품 브랜드의 로고나 대표 메뉴를 재해석해 소비자에게 ‘재미’를 주기 쉬워졌다. 식품 브랜드는 오래되고 식상해진 브랜드를 10~20대에게 가장 트렌디한 브랜드로 인식시킬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밀레니얼 세대의 20%가량이 코카콜라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면서 “대형 식품회사는 위기 극복을 위해 패션업체와 손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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