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15시간내 배송"…올 매출 8000만佛 올린 시츠팟

입력 2019-11-18 15:33   수정 2019-11-2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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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벤처캐피털(VC)업계의 해외투자 최대 관심 지역은 동남아시아다. 한때 최대 투자처였던 중국은 성장성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매력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국내 VC들은 지리·문화적으로 가까운 베트남 투자를 시작한 데 이어 최근엔 인도네시아로 투자를 넓히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억7000만 명이 사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데다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국내 VC가 투자한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중 하나가 시츠팟(SICEPAT)이다. 지난해 인터베스트가 5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한 곳이다. 시츠팟은 2013년 후발주자로 설립됐지만 인도네시아 배송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자상거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인 고젝, 토코피디아, 부칼라팍, 쇼피 등을 비롯해 3만여 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시츠팟은 인도네시아에서 처음으로 익일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창업자인 킴 하이 대표는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 비해 배송 시스템은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점에 착안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한 뒤 물류 업체로 시츠팟을 선택하면 무조건 15시간 안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 다른 업체를 이용할 경우 최소 3일 정도 걸리는 배송기간을 대폭 단축시킨 것이다.

15시간이 넘게 걸리면 소비자에게 할인 쿠폰 등 혜택을 제공한다. 시츠팟의 15시간 내 배송 원칙이 입소문 나면서 소비자 만족도가 크게 올라갔다. 시츠팟은 이런 ‘배송 혁명’을 통해 지난해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업체가 조사한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거래 규모가 커지자 시츠팟은 전자상거래 업체와 협력해 전국 주요 거점에 600여 개의 클러스터센터를 지었다. 센터에는 소비자의 쇼핑 정보 및 지역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지역 소비자가 주로 찾는 물건을 미리 구비해놨다. 배송 시간을 더욱 단축하기 위해서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면적이 190만㎢로 광범위한 데다 최대 2만여 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어 익일 배송 서비스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8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츠팟은 향후 2년 내 방콕, 베트남 등 인근 동남아 지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위윈 드위 헤라와티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 등으로 회사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2025년에는 아시아에서 선도 물류 업체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자카르타=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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