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 '핫 이슈' 미디어커머스 … 블랭크·에이피알 등 대기

입력 2019-11-18 15:31   수정 2019-11-18 15:32

국내 자본시장에서 미디어커머스 업체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1위 미디어커머스 업체인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설립 3년 만에 예상 기업가치 1조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덕분이다. 대규모 투자를 받은 배송플랫폼 업체들이 출혈 경쟁으로 적자 골이 깊어지는 사이 미디어커머스 업체들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빠르게 외형을 키우고 있다. 미디어커머스는 자체상표(PB)로 제품을 생산해 영상 광고를 제작한 뒤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판매하는 사업이다.

코스닥 상장사 에코마케팅은 지난 2월 말부터 주가가 뛰기 시작해 이달 15일까지 140%가량 급등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한국투자증권을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하며 IPO에 나서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상장하면 같은 미디어커머스 자회사(데일리앤코)를 둔 에코마케팅의 기업가치가 덩달아 오를 것이라고 본 투자자들이 베팅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내 투자은행(IB)업계는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언제 상장할지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의 상장 일정과 기업가치는 후발 업체의 기업가치와 투자 규모, IPO 일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남대광 블랭크코퍼레이션 대표(사진)의 지분율(75.80%)이 여전히 너무 높기 때문에 블록딜로 구주를 매각하거나 프리IPO를 하는 수순을 거쳐 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매출 1169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을 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 SBI인베스트먼트, 유니온투자파트너스로부터 지금까지 400억원을 투자받았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상장하면 후발 미디어커머스 업체도 줄줄이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적자를 냈던 에이피알은 올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해 다시금 IPO에 시동을 걸지 관심이 쏠린다. 에이피알은 국내 화장품 미디어커머스 시장에서 업계 1위다. 에이피알은 블랭크코퍼레이션보다 앞선 2017년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채비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적자를 내고 상표권 소송에 휘말리는 등 각종 악재가 겹쳐 상장이 지연됐다. 에이피알은 올 상반기 매출 498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을 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금까지 총 341억원을 투자받았다.

어댑트 또한 이르면 2021년 기업공개(IPO)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건강기능식품과 향수 등으로 올 상반기 200억원 매출을 낸 이 회사는 최근 아주IB투자, 롯데홈쇼핑 등으로부터 140억원을 투자받았다.

일각에선 미디어커머스업계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업계 성장세가 둔화되는 조짐이 보여서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회사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나오는 단골 질문이 지속 가능성”이라며 “여기에 답을 내놓는 미디어커머스 업체만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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