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늘어…국산 타이어 생존경쟁 갈수록 치열

입력 2019-11-18 15:17   수정 2019-11-18 15:21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둔화한 가운데 국내 타이어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지난 3분기에 시장 예상보다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원가를 절감하거나 고수익 모델 판매에 집중한 결과다. 하지만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고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어서 업계에는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유통망 확대 ‘안간힘’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3분기 기준으로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넥센타이어다. 넥센타이어는 3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5451억원, 영업이익 558억원을 거뒀다. 작년 3분기보다 각각 3.1%, 6.9% 증가했다. 미국 시장에서 교체용 타이어(RE) 유통망을 확대하면서 판매가 늘고 우호적인 환율, 낮아진 투입 원가 영향으로 높은 이익을 냈다고 넥센타이어는 설명했다. 중국에서도 판매 확대를 위해 직영점, 온라인 등 유통 채널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3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1조8332억원, 영업이익 1800억원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9%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가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다. 17인치 이상 대형 타이어 판매가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하면서 실적을 이끌었다. 포르쉐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3세대 카이엔과 아우디의 더 뉴 아우디 Q8 등에 신차용 타이어(OE)를 공급하는 등 고인치 라인업을 더 강화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는 연결 기준 매출 5900억원, 영업이익 159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 영업이익 240억원을 거두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금호타이어는 경영 정상화 활동 등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흑자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국내 OE 및 RE 시장에서는 자동차 생산공장 파업에도 불구하고 거래처를 꾸준히 확대해 판매량을 늘렸다고 강조했다.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

하지만 업황 부진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자동차 수요 자체가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타이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타이어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 타이어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수입된 타이어는 7억1425만달러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5억8877만달러)보다 21.3% 급증했다. 2015년 5억1148만달러였던 타이어 수입액은 매년 늘어나 지난해 8억1492만달러에 달했다. 3년 만에 60%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타이어 내수 시장 규모가 8.3% 줄었는데도(2537만 개→2327만 개) 수입 타이어 판매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업계는 수입 타이어 시장 확대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수입 타이어를 장착하는 국산차가 늘어난 게 가장 큰 이유다. ‘국민 세단’으로 불리는 현대자동차 쏘나타만 해도 국산 타이어(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와 함께 프랑스 미쉐린, 이탈리아 피렐리, 미국 굿이어 제품을 같이 쓴다. 식을 줄 모르는 ‘수입차 열풍’도 수입 타이어 시장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다. 수입차가 늘면서 교체용 수입 타이어 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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