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 서빙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었습니다."
과외와 같은 고소득 아르바이트가 아닌 홀서빙 아르바이트를 지원한 이유를 물었던 업주에게 서울대생이 들려준 답이다.
최근 서울대생을 홀서빙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했던 후기를 남긴 A 씨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A 씨는 '서울대 아르바이트생'에 대해 한 마디로 "일 잘하더라"라고 총평했다.
그는 "좋은 학교 다니는 학생 고용하면 실패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면서 "급한 마음에 고졸, 중고교 중퇴자를 고용하면 100명 중 99명은 내 뒤통수를 쳤다. 아마도 평상시 몸에 밴 성실도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A 씨가 말하는 홀서빙 아르바이트생의 직무는 '친절한 손님 응대', '안전한 음식 서빙 및 회수', '테이블 정리 및 청소', '친절한 인사' 정도로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
A 씨는 "대부분의 아르바이트생들은 손님이 있거나 없거나 휴대폰만 본다. 게임을 하거나 SNS를 하고 주의를 주면 몰래 하거나 기분 나쁘다며 그만 둔다"면서 "아마도 비슷한 일은 어디서나 구할 수 있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서 그런듯 하지만 좋은 학교 다니는 친구들은 그런 경우가 절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부 잘하는 사람이 서빙 일도 잘할 확률이 높다는건 홀서빙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본 분들은 어느 정도 공감할 것이다"라면서 "홀서빙이 워낙 단순직무라 내가 그렇게 느낀 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A 씨의 이 같은 사연에 네티즌들은 "남들이 놀이 때 성실히 공부해서 서울대 간 거니까 인성은 몰라도 성실함은 인정해 줘야 한다", "대기업에서 명문대 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도 그렇다. 좋은 대학은 똑똑함을 증명하는 것만이 아니라 끈기와 성실함을 증명하는 지표다", "나도 SKY생 써봤는데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르바이트 인수인계서를 정리해서 주고 가더라. 지금도 그걸 계속 물려 쓰는 중이다", "나도 아르바이트생 많이 써봤지만 대학 나온 친구들과 아르바이트만 전문적으로 하는 친구들의 일에 대한 마음가짐이 확실히 다르긴 하다. 면접때 인서울 대학 다니고 있으면 무조건 호감 갖는다"라고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공부 잘했다고 모두 일 잘하는 건 아니다. 일머리는 따로 있다", "우리 가게 아르바이트생은 대학 안 갔는데 정말 착하고 성실하다. 편견일 뿐이다"라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물론 아르바이트생들도 고용주에 대한 불만은 있을 수 있다. 고용주만 아르바이트생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취업포털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취업준비생 7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2%가 '작은 일에도 간섭하는 간섭형' 사장을 가장 싫어한다고 답했다.
또 '쉬는 시간 없이 일을 계속 시키는 무자비형'과 '아르바이트생에게 책임을 묻는 책임강요형'도 뒤를 이었다.
또 다른 조사에서 아르바이트생이 꼽은 최악의 꼴불견 사장님으로는 △아르바이트생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사장님이 32.0%로 1위를 차지했다. △정해진 월급날의 약속을 안 지키는 사장님이 13.8%로 2위에 올랐으며 △아르바이트생의 시간이나 일정은 전혀 고려해 주지 않는 사장님도 11.4%로 최악의 3위에 꼽혔다.
이 외에 △툭하면 반말에 말투가 거친 사장님 9.6% △손님에게는 과잉친절, 아르바이트생에게만 군림하는 사장님 8.0% △아르바이트생을 못 믿어서 뭐든지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장님 7.1%의 순이었다.
특히 아르바이트생들이 꼽은 고용주로부터 들었던 최악의 멘트로는 △'빈둥거리지 말고 일 좀 찾아서해(16.7%)' △'나니까 너 써주는 거야'(15.1%) △'사람이 안 구해져서 그러니깐 몇 시간씩만 더 일해'(11.0%) △'너 실수한 거 시급에서 제한다'(10.7%) 등이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난 최고의 사장님으로는 △인간적으로 대우해 주는 사장님이 43.3%로 압도적 1위에 올랐으며, 다음으로 △휴게시간, 식사 등 대우가 후한 사장님 17.0% △친한 언니, 형처럼 스스럼없고 편한 사장님 9.4% △제때 월급 잘 챙겨주는 사장님 9.0% △믿고 맡겨주는 사장님 5.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내가 사장이라면 아르바이트생에게 과연 내가 어떤 처우를 해주고 있는지, 내가 아르바이트생이라면 사장의 입장은 어떨지 역지사지 하는 마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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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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