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대신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19일 새벽 2시경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다. 대구 수성 갑에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대신 지도부를 포함한 당 안팎에서 권고한 서울지역 험지 출마 등, 당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 안팎의 비판에도 대구 출마를 고집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대구지역 출마는 나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보수정치의 중심인 대구·경북 지역이 그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당(黨)과 보수정치가 바로 서고, 나아가 정치세력 간의 균형도 이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구 수성갑이 한국당 텃밭이지만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음으로 험지라고 주장해왔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은 "지금도 대구·경북이 새로운 모습으로 그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어디서 무엇을 하건 이를 위해 힘쓰겠다. 이렇든 저렇든 저는 대구·경북에서 태어나 자란 대구·경북 사람이다"라고 했다.
최근 한국당 내에서는 중진 험지 출마론이 힘을 받고 있다. 그동안 대구 수성갑 출마에 공을 들여온 김 전 위원장이 대구 출마를 포기한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역시 대구 출마를 준비 중인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김 전 위원장 험지 출마 선언에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 장관을 지냈다. 이후 2018년 7월부터 지난 2월까지 비대위원장을 맡아 한국당을 이끌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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