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2명 탄 韓선박 예멘서 나포…정부, 사고 해역에 청해부대 급파

입력 2019-11-19 17:10   수정 2019-11-20 01:26

예멘 서부 홍해에서 60대 한국인 2명 등 16명이 탑승한 선박 3척이 18일 예멘 후티 반군에 나포됐다. 후티 반군은 이들이 한국 국적으로 확인되면 석방하겠다는 입장을 정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오만 무스카트항에 주둔해 있던 청해부대를 사고 해역으로 급파했다.

19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3시50분(현지시간 17일 오후 9시50분)께 예멘 서부 최대 도시 호데이다 인근의 카마란섬에서 서쪽으로 15마일 떨어진 해역에서 한국 국적 항만 준설선 1척과 한국 및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예인선 2척 등 선박 3척이 후티 반군에 나포됐다. 이 배들엔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 외국 국적 선원 14명이 타고 있었다. 한국 국적 배들은 모두 웅진개발 소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 등을 통해 여러 경로로 확인 결과 선박들은 현재 예멘 호데이다주 살리프항에 정박해 있다”며 “억류된 선원들은 모두 건강하고 안전한 상태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선박들은 준설 작업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잔항을 출발해 소말리아의 베르베라항으로 이동하던 중 나포됐다. 나포 사실은 선장이 18일 오전 7시24분께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해적이 선박을 장악했다’고 선사 측에 알리면서 파악됐다. 소말리아는 여행금지에 해당하는 ‘흑색경보’ 발령 지역이지만 이들은 소말리아 입국과 관련해 정부로부터 별도로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후티 반군 측과 접촉한 결과 해당 선박들이 영해를 침범해 나포했으며 한국 국적으로 확인되면 선원들을 석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사건 접수 직후 관계부처 회의를 거쳐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해 오만 무스카트항에 주둔해 있던 강감찬함(4400t급)을 출동시켰으며 21일께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군사작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건 아니다”며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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