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재순 연출의 ‘하프라이프’는 나이 든 노인들의 사랑과 그로 인한 자녀와의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강원도 연극의 맥을 이어온 배우 김경태가 출연하는 ‘의자들’은 고립된 섬에서 단둘이 살아가는 노부부가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려 하지만, 외부 세계와 단절된 삶에서 느끼는 고독을 그려낸다. 배우이자 연출가 김동수가 올리는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것이 ‘덫’임을 일깨우며 현대인의 사랑 없는 결혼과 허구성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황금 연못에 살다’는 노부부와 그들의 딸이 서로의 오해와 편견을 깨고 새롭게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휴먼 드라마다. 연극과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박웅이 무대에 선다. 정진수 민중극단 예술감독이 연출하는 ‘이혼예찬!’은 노년에 접어든 부부의 갈등이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낸다. ‘노부인의 방문’은 큰 부자가 된 노부인이 30년 전 실연의 슬픔을 안고 떠난 고향을 찾아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작품을 통해 이승옥이 여성 원로 연극인으로는 처음으로 연극제에 참여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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