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뜰 수 없었다" 로맨틱 선율의 향연…한경닷컴 '가을 행복음악회'

입력 2019-11-19 22:02   수정 2019-11-20 15:54


유난히도 추웠던 어느 가을 밤, 로맨틱한 관현악 합주가 2000여명의 관중들을 따뜻하게 감쌌다. 무대 위 약 1시간 30분에 걸쳐 펼쳐진 음악 축제는 깊어가는 가을의 향연을 제대로 느끼게 했다.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 미디어 한경닷컴이 19일 오후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주최한 '가을 행복음악회 향연'이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전 좌석을 가득 메우며 성황리에 마쳤다. '향연'을 주제로 홍석원 음악감독이 이끄는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오베론'을 서곡으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와의 협연을 비롯해 독일의 정통성을 살린 낭만주의 작품들을 로맨틱하게 그려냈다.

오프닝 곡으로 연주된 '오베론'은 고전적인 소나타 형식이 특징으로,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요정나라의 왕 오베론을 음율로 표현한다. 이를 홍석원 감독의 지휘에 맞춰 한경필하모닉은 따뜻하고 친근한 선율로 그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해내며 금새 관객들을 무대에 빠져들게 했다.

이어 독일 하노버요아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하노버 국제 콩쿠르 등에서 우승을 거머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가 무대에 올랐다.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g단조 Op.26'을 택한 한경필하모닉과 김다미의 협연에서는 낭만적인 바이올린의 선율에 금새 관객들이 매료됐다. 민소매를 입었음에도 그녀의 이마에 맺히는 땀방울만큼 관객들은 빠져들었다.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브루흐가 1857년 19세부터 작곡을 시작해 1866년까지 완성에만 총 9년의 노력을 쏟아부은 작품으로 알려진 명곡이다. 이를 김다미와 한경필하모닉은 각자만의 화려한 연주로 해석해냈다. 이들은 서로 아름다운 악상을 주고 받으면서도 한 치의 흐트럼이 없는 모습을 보이며 완벽한 무대를 선사했다.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 끝나고 관객들이 이 곡의 여운에서 헤어나오려는 무렵 5분여간 이어진 김다미의 독주는 단연 압권이었다.

이후 2부에서는 한경필하모닉은 브람스 '교향곡 제1번 c단조 Op.68'을 연주했다. 총 4악장으로 이루어진 이 곡은 악상이 매우 풍부하고 변화가 많은 곡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처음 듣는 사람은 다소 난해하게 느껴진다는 평을 받는 곡이기도 하다.

관객들이 생소할만한 악상을 가진 이 곡을 한경필하모닉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완벽하게 풀어냈다. 1악장부터 바이올린 독주로 처음부터 관객들을 휘어 잡더니 이내 조용한 관현악의 서주로 이어갔다. 그 후 오보에의 낭만적이고 숭고한 선율을 선사했고, 그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관악기와 현악기가 긴장감 넘치는 연주를 주고 받았다. 후반부 들어 관악기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졌다. 웅대하고 장엄한 악상이 전달해주는 전율에 관객들이 빠질 무렵 연주가 끝이 났다. 그러자 객석에서는 우렁찬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앙코르"가 쏟아졌다. 박수는 수분동안 이어졌다. 이에 한경필하모닉은 브람스 '헝가리무곡 5번' 등을 선보이며 10분이 넘는 시간동안 관객들과 호흡을 맞췄다.

음악회를 찾은 한 60대 관객은 공연이 끝난 후 "혼자서 왔는데도 무대에 완전히 빠져들었다"라면서 "집에 들어가면 바이올린의 연주가 계속 귀에서 맴돌 것 같다"고 이번 무대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오케스트라 관람이 처음이라던 20대 부부 관객은 "이렇게 오케스트라가 재밌는 지 몰랐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오고 싶다"고 소회를 전했다.

특히 이날 공연장에서는 2000여석이라는 좌석이 가득 찼음에도 중간에 나가는 관객들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한 30대 직장인은 "(공연 오기 전에는) 중간정도만 보고 집에 가려 했는데 마음을 바꿨다"라고 말했다.

별이 유난히도 반짝였던 올해 가을이 지나가고 어느새 겨울이 한츰 더 다가온 가운데, '한경닷컴 가을 행복음악회'의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의 향연은 지나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한껏 달래줬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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