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랑 작가(35·사진)는 20일 최근 펴낸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싶어>(난다)에 대해 “여러 사회적 문제를 저만의 경쾌한 문장으로 무겁지 않게 가늠해보고자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소설은 정 작가가 8년 전 출간한 첫 장편을 전면 개정해 다시 내놓은 것이다. 그는 달라진 시대의 지형과 동세대 감수성을 반영해 거의 모든 문장을 현재에 맞게 고치고 설정도 세밀하게 다듬었다고 했다.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주인공 재화입니다. 8년 전 재화는 어떤 위기 순간에 그대로 순응하고 나쁜 일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였는데 지금 시대의 감정과 맞지 않더라고요. 자기 삶을 되찾기 위한 의지를 갖고 있고, 조금 더 자신감 있고 분명하게 삶을 생각하는 인물로 다시 설정했죠.”
정 작가는 2010년 1월 장르소설 월간지 ‘판타스틱’에 ‘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장르소설 작가로 등단했다. 2014년 제7회 창비 장편소설상, 2016년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으며 문학성까지 겸비한 작가로 성장했다. 장르소설 작가 출신답게 이번 소설에도 ‘액자구조’ 형식으로 짧은 장르소설 여덟 편이 등장한다. 얼음여왕과 물고기 왕자가 등장하는 판타지소설, 인간을 닮은 로봇과 우주여행 크루즈가 등장하는 공상과학(SF)소설, 한국 민담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차기작도 SF단편 소설집이다. “주제에 따라 정말 피부에 닿게 써야 하는 정통 순수소설도 쓸 수 있고, 가끔 멀리 떨어져 봐야 할 땐 장르소설 요소도 쓸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제대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는 추리소설입니다.”
사립학교 보건교사이자 퇴마사의 악령 퇴치 스토리를 다룬 장편소설 <보건교사 안은영>(민음사)은 넷플릭스에 판권이 팔려 내년 동명 6부작 드라마로 방영될 예정이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이 본격화되고 많은 채널을 통해 영상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저처럼 대중에게 흡수가 잘되는 문학을 하는 작가가 진입로 역할을 해야 합니다. 기회가 되면 시나리오나 드라마 대본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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