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성지는 한국 천주교의 최대 순교성지로 꼽힌다. 신유박해(1801년), 기해박해(1839년), 병인박해(1866년)를 거치며 수많은 신자가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바리톤 정구열이 지휘하는 콘솔라리움합창단은 지난 6월 서소문역사공원 개장과 함께 문을 연 역사박물관 소속 레퀴엠 전문 합창단이다. 이날 음악회에서는 모차르트 레퀴엠을 제1곡 입당송부터 제8곡 영성체송까지 들려준다.
특히 공연장이 조선 왕조의 공식 처형장이었던 서소문 밖에서 죽임을 당한 수많은 영혼을 위해 만든 박물관 지하 3층의 콘솔레이션홀이라는 점이 뜻깊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장 원종현 신부는 “레퀴엠은 라틴어로 ‘위로’ ‘안식’을 의미한다”며 “이번 공연은 비극의 역사가 새겨온 상처를 보듬고, 떠난 이와 남아 있는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넬 것”이라고 말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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