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자에 감사선물 준 LS…"우수인재 와달라" 러브콜

입력 2019-11-20 17:54   수정 2019-11-21 00:53


지난 18일 낮 12시30분 경기 안양시에 있는 LS산전 R&D캠퍼스 9층. LS산전은 이날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2차 임원면접을 했다.

“호명하면 앞으로 나와서 면접비와 면접 선물세트를 받으면 됩니다.” 전인석 LS산전 인사팀 매니저의 말에 오후 면접에 온 17명의 지원자가 순서대로 일어섰다. LS산전은 이날 지원자들에게 포천쿠키, 초콜릿, 음료, 물, 로션, 감사편지 등이 담긴 선물세트를 면접비와 함께 지급했다. 선물세트를 받은 지원자 김모씨는 “다른 기업에선 면접비만 달랑 주는데 감동받았다”며 “꼭 합격해서 입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면접은 오후 1시부터 다대다로 30~40분간 임원면접과 30분간의 영어인터뷰(원어민 한 명과 지원자 다수)로 진행됐다. 임원면접은 주로 지원자의 인성과 상황 갈등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질문이 주를 이뤘다. 응시자들은 △갈등 경험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푸는지 △다섯 가지 업무가 주어지면 모두 완수하려는 스타일인지 두세 가지를 시간 내에 완수하려는 스타일인지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고 전했다.

최근 취업 시장의 어려움을 반영하듯 오전 결시자는 한 명도 없었다. 면접장 입구에 적힌 오전 면접응시자 대기표에는 지원자 14명의 서명이 모두 표시돼 있었다.

LS산전은 13, 14일에 이어 이날과 20일 등 모두 나흘간 126명을 대상으로 임원면접을 치렀다. LS산전의 올 하반기 채용 인원은 50명. 2차 면접의 실질 경쟁률은 2.2 대 1이다. 오는 27일 LS그룹의 LS엠트론, LS니꼬동제련 그리고 12월 초 LS전선의 2차 임원면접이 예정돼 있다. LS그룹은 2차 임원면접에 오는 구직자들의 긴장을 완화해주기 위해 요가·명상 전문가를 초청할 계획이다. 조준영 LS그룹 지주사 인사팀 차장은 “2차 면접에 오는 사람은 우리의 잠재고객인 만큼 최상의 컨디션으로 면접에 임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평균 28%(2016년 기준)다. 채용 시장에서 을이던 구직자는 최종 합격하는 순간부터 갑이 된다. 여러 곳의 기업에 최종 합격한 사람은 연봉, 복지, 출퇴근 거리 등을 놓고 저울질하기 때문이다. 합격자의 잔존율을 높이기 위해 기업 인사팀은 ‘리텐션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LS그룹은 12월 합격자 발표 후 한 달간 합격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기업 인사담당자의 감사 전화와 부모님께 감사선물 전달(와인 케이크 홍삼세트 등)은 기본이다. 학교 선배와의 멘토링, 해외 생산기지 탐방, 최고경영자(CEO)와의 만찬 등도 마련한다. 지난해는 계열사별로 1박2일 또는 2박3일 일정으로 합격자를 초청해 해외 생산기지 투어를 했다. LS그룹의 대졸 신입사원 연봉(올 1월 입사자 기준)은 인센티브와 현금성 복리후생 등을 포함해 5000만원에 달한다.

입사 경쟁률은 올해 더 높아졌다. 현대자동차가 수시 채용을 선언하면서 구직자가 LS그룹 등의 다른 대기업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LS그룹에 1만4000여 명이 지원했는데 올해는 2만 명 넘게 지원했다. 조 차장은 “경제 불황 등으로 업(業)의 안정성을 찾는 인재들이 몰렸고 과거 채용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현대차 등 주요 그룹사의 공채가 사라지면서 반사이익을 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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