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명지대에 붙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두고 한국 학생과 중국 학생이 벌인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전날 오후 8시께 명지대 학생회관 건물 안에서 서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명지대 관계자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 위에 중국 학생이 이를 반박하는 내용이 담긴 메모를 붙이려다 제지하는 한국인 학생과 몸싸움을 벌였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대자보 설치를 두고 양국 학생들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외대는 교내에 부착된 모든 홍콩 시위 관련 대자보를 철거했다. 한국외대는 지난 19일 국제교류처장과 학생·인재개발처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표현의 자유와 개개인의 목소리도 존중돼야 하지만, 무책임한 의사표현으로 학내가 혼란에 빠지고 질서가 훼손된다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철거 이유를 밝혔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학생 단체인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한국외대의 조치에 이날 “학내 구성원의 자유로운 토론과 민주적 해결을 가로막는 비민주적 행위”라고 비판 성명을 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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